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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칼럼]입맛대로 만드는 레고형 ‘모듈러 컴’

입력 : 2005-04-04 13:53:00 수정 : 2005-04-04 13: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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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과 레고블록
어린 시절 단어나 그림조각을 맞추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며 즐기던 퍼즐게임을 기억하는가. 단어의 배치를 통해 서로 연결이 되는 단어 맞추기 퍼즐은 독립적인 단어들이 퍼즐 상에 놓이면서 다른 단어와 연결성을 가지게 된다. 그림 맞추기도 퍼즐조각의 모양이나 무늬에 의해 서로의 연결성을 찾아가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레고를 살펴보자. 퍼즐은 정해진 것을 다시 조립하는 형태지만 레고는 사용자의 상상력에 의해 다양한 모양이 만들어진다. 결합되기 전의 블록들은 그냥 평범한 모양이지만 어떻게 결합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모양이 만들어 진다. 각 블록들은 서로 연결될 수 있는 물리적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크기나 모양이 다른 여러 가지 블록들이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 모터와 같은 운동성을 가진 블록이 추가되면 움직이는 물체를 만들 수 있다.

MIT공대의 미디어랩(Media Lab)에서 진행 중인 ‘Topobo’라는 프로젝트는 모터를 이용해 각각 블록들의 운동이 서로 상호 작용을 하면서 기어 다니거나 걸어 다니는듯한 형태의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일반적으로 주변의 물체가 움직이는 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모터들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터가 소형화됨으로써 여러 사물에 내장될 수 있게 되었고 이러한 각 모터들의 조합에 의해서 물체의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정보의 이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각 모듈의 정보들이 다른 모듈들을 거쳐 이동하면서 정보의 새로운 이동경로 및 처리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조그마한 모듈들을 목걸이처럼 일렬로 서로 연결을 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정보의 이동을 LED램프가 깜박이는 형태로 표현 한다면 각 모듈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 LED가 목걸이의 전체구간을 이동을 하면서 깜박거리지만 연결이 끊어진 경우 연결된 부분에서만 서로 정보의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이용하여 사용자가 각 모듈들을 임의로 붙였다 떼었다하면서 정보의 이동을 제어할 수 있다.

유비쿼터스 환경 구축을 위한 기초 기술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퍼즐, 블록과 같은 쉬운 결합에 의한 기술이 많이 필요하다. 인간이 살아가는 환경은 다양하기 때문에 그 모든 환경에 적합한 제품들을 전부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개인의 취향도 각양각색이므로 이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기 위해서는 사용자 중심의 기술이 필요하다. 즉, 사용자에 따라서 적절히 조절이 가능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모듈’을 활용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어느 집이나 개인용 컴퓨터 한대씩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컴퓨터는 크게 본체,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프린터 등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각각 다른 회사의 제품을 서로 연결하여 하나의 컴퓨터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컴퓨터 본체 내부도 여러 모듈로 구성이 되어 있다. 하드 디스크, CD롬, 메모리, CPU, 메인보드 등 여러 모듈이 서로 연결이 되어 컴퓨터라는 기능을 만들어 내고 있다. 모니터가 작으면 큰 제품으로 바꾸기도 하고 고장이 나면 해당되는 부분만 사용자가 직접 교체가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은 고장이 나는 경우 사용자가 조치를 하는 경우는 없고 AS센터에서 수리를 받아야 한다. 사용자에게 있어서 휴대폰은 모듈개념이 적용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작은 기능의 고장은 전체의 고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웨어러블 컴퓨터 분야에서는 ‘모듈러 컴퓨터’라는 개념을 적용하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사용자는 CPU, 램, 메모리 등으로 이루어진 본체를 착용하고, 기타 주변기기들은 포트를 통하여 연결하여 사용을 하게 된다. 즉, 컴퓨터를 몸의 여러 곳에 분산하여 착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모니터는 안경과 결합하고, 키보드는 팔뚝에, 컴퓨터는 허리에 차는 것이다.

각각의 모듈들은 유선으로 연결할 수도 있고, 블루투스, 지그비(zegbee), 초광역무선통신(UWB)와 같은 무선 PAN(개인 근거리 통신망)을 이용하여 연결도 가능하다. 각각의 기능을 가진 모듈들이 서로 연결이 되면서 레고와 같이 새로운 기능이 형성할 수 있다. 모듈들의 상호결합에 의해서 단순히 그 기능이 배가 되는 게 아니라 시너지 효과에 의해 전혀 새로운 기능을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다. 유럽의 Disappearing computer 프로젝트에서는 이러한 기기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모듈러컴퓨터 개념을 적용한 제품들이 개발되어서 일부 상용으로 판매가 되고 있다. 주로 모바일 기기분야에서 적용이 많이 되지만 데스크 탑 컴퓨터에서도 이런 개념을 적용하여 마치 책장의 서랍을 갈아 끼우듯 원하는 기능을 가진 모듈들을 결합하여 컴퓨터를 손쉽게 만든다.
가정 내에서는 컴퓨터의 모니터가 텔레비전의 화면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하드디스크를 떼어내 디지털 TV의 저장장치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모듈러 컴퓨터 개념은 이동환경에서는 애드혹(Ad-hoc)이라는 개념으로도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Ad-hoc은 ‘임시의, 임기응변의’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며, 우리가 사용을 하고 있는 휴대폰 통신망과는 달리 군대에서 사용을 하는 무전기처럼 그때그때 시스템이 형성이 되는 형태를 말한다. 즉, 별도의 기지국이나 중앙통제장치가 없이 어느 일정 영역 내에 존재하는 기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임시적인 통신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다.

모듈의 개념은 제품개발에서도 필요한 요소이다. 하드웨어는 물론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도 모듈단위로 작성이 되어 있으면 나중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처음부터 다시 짜는 게 아니라 이미 개발된 코드를 이용하여 새로운 프로그램을 작성할 수 있다.

생활 속의 모듈러
모듈은 사용자 입장에서는 입맛에 맞는 다양한 제품들을 연결하여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유비쿼터스 시대에는 수많은 제품들이 등장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제품들을 개발하고 사용을 하기 위해서 모듈러 개념이 더욱 필요할 것으로 본다.

모듈러는 컴퓨터뿐만 아니라 건축 분야에서도 활용이 된다. 일상생활의 다양한 분야에서 이러한 모듈러 개념의 기술이 많이 적용이 되었을 때 사용자 중심의 유비쿼터스 환경이 보다 쉽게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웨어러블컴퓨터는 유비쿼터스를 구현하기 위한 가장 좋은 테마입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가장 편리한 수단이 될 것입니다. 아이디어에 따라 수많은 제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모듈러 가구(Modular Furniture)
모듈러 개념은 건축에서도 적용이 된다. 이동식이면서 시스템화 되어 ''모든 물건이 정확히 들어 맞는다''라는 모듈러 개념이 가구로서 공간의 낭비 없이 더 크게도 더 작게도 조립할 수 있는 유닛(unit)으로서 가동성, 적응성에 편리함이 있다. 이러한 모듈러 시스템의 가구는 구조상으로 조립형 모듈러 시스템과 배열형 모듈러 시스템으로 나뉜다. 조립형 모듈러 시스템은 가구를 구입했을 때의 상태로 완성시키는 시스템이며 배열형 모듈러 시스템은 여러 가지 형태로 배열할 수 있는 모듈의 하나하나가 완성된 가구의 형태를 가지고 있어서 단일한 모듈로서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모듈개념과 반대로 하나의 부품에 모든 것을 종합하고자 하는 컨버전스에 대한 개념도 있다. 유럽에서는 일회용 휴대폰도 개발이 되었는데, 주로 관광객들이 임시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많이 구매를 한다. 새로운 기능을 만들거나 일부 기능만을 이용하고자 할 때 이런 모듈개념을 기반으로 설계가 되었을 때 신제품을 개발하기가 편리하고, 사용자는 각각의 기능을 가진 별도의 제품을 구매하여 필요시 연결하여 원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도 있다.

<전교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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