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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중장년층이 트로트에 열광하는 이유 따로있다

입력 : 2008-04-03 20:02:35 수정 : 2008-04-03 20: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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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테크노-트로트 음정비교

젊은이들은 템포가 빠른 테크노 리듬을 즐기는 반면, 중장년층은 리듬이 느린 트로트곡을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중장년층이 트로트를 즐겨 듣고, 이에 매료되는 원인이 과학적인 실험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교수는 ‘나이가 들면 왜 트로트에 매료되는가’라는 연구 보고서를 통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고음을 잘못 듣게 되는 동시에 목소리 발성에서조차 저음위주로 바뀌는 특성 때문에 중장년층이 트로트곡을 더 좋아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3일 밝혔다. 

지금까지 중장년층이 트로트곡을 즐겨 듣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로트가 대부분 4/4 박자여서 인간의 심장박동수와 유사하고, 리듬이 느려 가사전달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해왔다.

 이 보고서는 또 “이와 반대로 젊은이들이 트로트곡을 싫어하는 것은 목소리발성 음이나 악기 음의 음정특성이 주로 저주파 대역에 몰려있어, 청소년들은  꽉 막힌 소리로 알아듣게 돼 답답함을 참지 못하게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트로트의 리듬이 1분에 120-180번(bpm) 정도의 템포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사람의 평소 맥박이 1분에 80~100번 정도이고 운동을 하거나 흥겨워지면 120~150번 정도로 높아지게 되는데 트로트곡의 템포가 사람의 빠른 맥박수와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다.

 중장년층이 트로트곡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느릿하게 전개되는 가사전달력에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실제로 트로트곡은 가사전달 위주로 배경음악의 소리가 작은 편이고, 템포가 느리게 전개되어서 가사를 천천히 읊게 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마치 자신이 그 노래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서러움과 아쉬움에 사로잡히게 된다”고 보고서는 진단했다.

 이 밖에도 음악의 선호도가 연령에 따른 청력이나 발성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보고서는 “연령층별 음성 스펙트럼을 관찰하면, 초등학생의 경우엔 8000Hz, 청소년층은 4000Hz, 중장년층은 2000Hz 이하에 소리에너지 스펙트럼이 몰려 있다”면서 “트로트곡은 음정주파수 특성이 2000Hz이하여서 중장년층이 잘 듣고, 흥도 느끼게 된다”고 설명했다.

배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고음을 잘못 알아듣고 동시에 목소리도 저음으로 바뀌는 소리의 특성 때문에 중장년층이 트로트곡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류영현기자 yhry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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