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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리 “연기력 논란, 작품 할 때마다 항상 따라올 것”

입력 : 2007-12-26 17:30:41 수정 : 2007-12-26 17: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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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력 논란은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따라올 것으로 생각해요. 논란이 조금씩 줄면 그것으로 만족이죠.”

인기그룹 ‘핑클‘ 출신의 연기자 성유리(26)의 말이다. KBS 새 수목드라마 ‘쾌도홍길동’(연출 이정섭)에서 여자 주인공 ‘이녹’ 역을 맡은 성유리는 26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시사회 겸 제작발표회에 참석, ‘눈의여왕’ 이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소감을 밝혔다.

2002년 연기를 시작한 뒤 늘 그를 따라다닌 것은 연기력 논란. 이제 성유리는 이를 ‘가수 출신 연기자의 숙명’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듯 했다. 대신 “이번엔 정말 열심히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극중 ‘이녹’은 사내처럼 괄괄한 성격이다. 먹는 것만 밝히는 단순무식한 성격에 옷도 꼭 남자처럼 대충 입고 다닌다. 성유리는 “내 진짜 성격과는 180도 다르다”면서도 “하지만 내 성격에 맞는 캐릭터라면 말없고 소심한 여대생밖에 없을텐데 그런 것은 싫다”고 잘라 말했다. 연기에 힘이 좀 들고 비판을 듣더라도 ‘지름길’보다는 ‘멀리 돌아 가는 길’을 택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난다.

‘홍길동’(강지환)과 ‘창휘’(장근석)가 그를 둘러싼 두 남자. 삼각관계의 전형적인 러브라인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성유리는 “강지환씨는 예상보다 낯을 너무 가리고, 장근석씨는 동생처럼 귀엽다”고 소개했다.

‘핑클’ 동료 이진(27)에 대한 응원도 잊지 않았다. 성유리는 SBS ‘왕과나’에서 정현왕후 역으로 출연 중인 이진과 관련, “촬영 중에도 출연분을 꼭 챙겨본다”며 “단아한 외모가 사극에 잘 어울리고 연기도 너무 잘한다”고 칭찬했다.

‘코믹 퓨전사극’을 표방한 ‘쾌도 홍길동’은 ‘인순이는 예쁘다’ 후속으로 내년 1월2일부터 방영된다. ‘마이걸’, ‘환상의 커플’ 등의 드라마로 유명한 이른바 ‘홍자매’(홍정은·홍미란)가 극본을 맡아 눈길을 끈다. 다음은 성유리와의 일문일답.

- 복귀작으로 ‘쾌도 홍길동’을 선택한 이유는.

▲ 시놉시스가 재미있다. 내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액션 연기를 준비하느라 액션스쿨에서 1개월 반 정도 연습했는데 운동을 하루에 5시간, 토요일은 8시간씩 했다. 와이어 연기 때문에 연습할 때 처음엔 후회도 들었다. 하지만 땀 흘리는 즐거움을 처음 맛봤다. 연습 끝나고 샤워할 때 보면 팔에서 소금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스태프들도 내가 운동 못 할 줄 알고 걱정했다. 사실 겁은 별로 없는 편이다. 내가 곧잘 하니까 어려운 신도 대역 없이 많이 시키더라. (웃음)

- 부상도 당했나.

▲ 발목을 접질렸다. 와이어 액션을 할 때 특수조끼를 입게 돼있다. 맵시 때문에 몸에 꽉 끼는 것을 입다보니 나중에 살이 눌려 너무 아팠다. 화장실에 가서 보고 울기도 했다.

- ‘이녹’은 어떤 캐릭터인가.

▲ 약장수의 손녀다. 원초적이고 단순한 성격이다. 그런데 홍길동을 만나면서부터 변한다. 꼭 초등학교 3학년 정도의 남학생 같다.

- 기존에 쌓아온 이미지에 타격이 가해지면 어떡하나.

▲ 감독님에게 “CF 때문에라도 멋지게 나오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웃음) 감독님이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더라. 처음은 몰라도 나중에는 멋지게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 망가지는 연기가 걱정되지 않나.

▲ 사실 ‘핑클’ 때에도 쇼 프로그램 같은 데에서 많이 망가졌다. 그 자체는 걱정이 아니다. 다만 망가졌는데 웃기지도, 재미있지도 않을 때의 그 굴욕이 걱정된다. 망가진다는 것보다는 캐릭터에 충실하려는 생각이다.

- 코믹 연기는 처음 아닌가.

▲ 발랄한 역할은 몇번 했지만 이렇게 톡톡 튀는 코믹 연기는 처음이다.

- 어떤 의미에선 남장 여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커피프린스 1호점’의 윤은혜씨가 의식되지 않나.

▲ ‘이녹’은 남성적인 게 아니라 단순하고 무식해서 용감한 캐릭터다. 남장 여인은 아니다.

- 본인의 진짜 성격과 비교하면 어떤가.

▲ 180도 다르다. 주변에서 “네 성격에 맞는 캐릭터를 맡으면 연기하기가 쉬울 것”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내 성격에 맞는 캐릭터라면 말없고 소심한 여대생밖에 없다. 그런 것은 싫다. 연기해보고 싶은 것은 나와 반대인 캐릭터다.

- 극중 러브라인은 어떻게 되나. 파트너인 강지환·장근석씨와는 어떤가.

▲ ‘이녹’은 초등학교 3학년 정도의 감정을 갖고 있어 러브라인 같은 것은 아직 없다. 홍길동에 대해서도 자신의 감정을 잘 몰라 혼돈을 느낀다. 촬영장에서 지환 오빠는 예상과 달리 낯을 많이 가린다. (웃음) 말도 없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스타일이다. 근석이는 귀여운 동생이다. 초등학생 같은 장난도 많이 친다.

- 유명한 홍자매가 작가인데 어떤 기대를 갖고 있나.

▲ 홍자매께서 전에는 여성 캐릭터 위주의 드라마를 쓰셨는데 이번엔 홍길동이 위주라 ‘여자 캐릭터가 뜰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했다. 하지만 막상 대본을 읽으니 홍자매의 파워가 느껴지더라.

- 연기력 논란이 부담스럽진 않나.

▲ 연기력 논란은 작품을 할 때마다 항상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엔 정말 열심히 했다. 논란이 조금씩 줄면 그것으로 만족하겠다.

- 배우로서 성장에 대한 욕심도 있을텐데.

▲ 사실 내게 맞는 캐릭터를 하면 ‘연기 잘한다’는 말을 좀 더 빨리 들을 것이다. 지금은 아직 적응기라고 생각한다. 여러 캐릭터를 다 해보면 나중엔 뭘 해도 다 잘할 것이다. 지금은 욕을 먹더라도 멀리 돌아서 가는 단계다. 최선을 다하고 싶다. 당장 연기자로서의 인정이나 성공보다는 차근차근 해나가고 싶다.

- ‘천년지애’란 드라마에서 공주 부여주 역할로 사극 연기에 도전한 적이 있는데.

▲ 그때는 연기가 아니었다. (웃음) 시험공부 하듯이 촬영에 임했다. 지금은 말투가 좀 이상하거나 목소리가 좀 갈라지는 것 따위엔 개의치 않는다. 나 스스로는 그때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 망가지는 연기의 경우 처음엔 어색하다가 나중엔 너무 ‘오버’하는 경우가 많은데.

▲ 처음 얼마나 ‘오버’해야 할지 고민했다. 먹는 장면이 유난히 많다. 먹을 때에는 배터지게 먹는다. 지금은 역할에 저절로 동화된 느낌이다.

- ‘왕과나’에 출연 중인 이진씨의 연기는 보고 있나.

▲ 이진씨는 사극을 한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지만 나는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했다. 이진씨는 외모가 단아하니까. 연기 잘 하더라. 촬영 중에도 ‘왕과나’의 이진씨 출연분은 꼭 챙겨본다. 가끔 둘이서 이야기할 때 연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다른 출연자나 스태프와 빨리 친해질까’ 놓고 궁리하기도 한다. (웃음) 3월에 둘 다 드라마가 끝나는데 그때 함께 여행가기로 했다.

- 욕심이나 바람 같은 게 있다면.

▲ 감은 좋다. 늘 감은 좋으니까. (웃음) 감이 100% 맞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촬영장 분위기가 좋으니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 같다.

- 이번 작품으로 꼭 듣고 싶은 평가가 있다면.

▲ “연기 잘한다”보다는 “‘이녹’답다”는 말을 들으면 그게 가장 큰 칭찬일 것 같다.

-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뭘 했나.

▲ 여행도 다니고 부족한 잠도 잤다. 작품 고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 원작 ‘홍길동’은 공부를 좀 했나.

▲ 어릴 때 본 ‘홍길동’에 대한 기억과 너무 다르다. 아무리 퓨전사극이지만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 우려도 들었다. 꼭 만화 같다. 시청자께서 원작에 연연하지 말고 새로운 드라마로 봐줬으면 좋겠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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