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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日관광객 욕망의 분출구] 삐끼들 호객전쟁…'기생관광' 다시 부활

입력 : 2012-01-12 16:15:53 수정 : 2012-01-12 16: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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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서 한국 여대생과 함께 샤워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후쿠시마 대지진 이후 다소 줄었던 일본인 관광객들이 최근 엔화강세로 다시 급증하고 있다. 국내 유명 연예인들의 활발한 일본 진출로 한국 대중문화의 선풍적인 인기도 한몫하고 있다.

하지만 2006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 이후 사실상 자취를 감춘 일본인 관광객의 성매매 이른바 '기생관광'이 최근 서울 대표적인 유흥가 밀집지역인 명동과 강남 등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내 성매매 업소들이 때 아닌 한류 특수(?)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인들만 상대로 성매매를 알선하는 업소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또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에서까지 버젓이 성매매가 이뤄지는 등 일본인 관광객 대상 성매매가 독버섯처럼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 대상 성매매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는 탓에 단속의 손길은 거의 미치지 못하고 있다. 

▲ 명동, 일본인 관광객 성매매 '특구'

지난 5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명동 번화가에는 일본과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적였다.

명동은 일본인들의 관광 필수 코스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 듯 일본어로 된 간판을 흔히 볼 수 있다. 아예 골목 전체가 일본어 간판으로 뒤덮인 곳도 눈에 띄었다. 또 쇼핑백을 든 일본인들이 쉴 새 없이 오갔고, 화장품 등 상점 직원들은 가게 앞까지 나와 일본어로 제품을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들 사이로 선정적인 문구나 이미지가 새겨진 성매매 전단지 등을 포함해 형형색색의 전단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하루에도 몇 번씩 대형버스에서 외국 관광객들이 내리는 중앙우체국 앞에는 수십명의 일본인 관광객들이 버스에서에 내렸다. 순식간에 우체국 앞 광장은 일본인들로 꽉 찼다. 이들 가운데 10여명의 남성들이 유흥가 골목 안으로 들어서자 골목 안쪽에 삼삼오오 모여 있던 호객꾼(삐끼)들이 이들을 붙잡았다.

호객꾼들은 일본인 관광객들의 손목을 잡아끌어 당기거나 팔짱을 낀 채 유창한 일본어로 "한국의 아름다운 여성들과 성매매를 할 수 있다", "선호하는 여성을 말해달라. 묵고 있는 호텔로 30분 이내 보내주겠다"며 성매매 호객행위를 하느라 분주했다.

호객꾼 서모(32)씨는 "엔고 현상 지속으로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 수가 늘면서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일본 중년 남성들도 덩달아 증가했다"며 "룸싸롱을 비롯해 안마방 등 성매매 업소간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강남과 이태원 호객꾼들까지 명동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동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들과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호객꾼들의 지나친 호객행위로 자칫 관광특구의 명성이 훼손되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명동에서 10년째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서모(46)씨는 "최근에 명동에서 호객꾼들이 아무런 제약없이 일본인을 대상으로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호객꾼들이 술집마다 명함을 주면서 홍보활동까지 나서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서씨는 이어 "명동은 이미 일본인 관광객를 위한 성매매 온상지가 된지 이미 오래됐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호객꾼들이 증가하고 있어 자칫 외국 관광객들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가족과 함께 명동 나들이 나선 박모(47)씨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가족들과 차를 타려는데 아이들이 호객꾼들을 보고 뭐하는 사람이라고 묻길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며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성매매를 위한 호객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필요하다"고 전했다.

내·외국인을 합쳐 유동인구가 하루 평균 150만여명, 주말 230만여명에 이르는 '대한민국 관광 특구' 명동이 외국인 관광객 대상 '성매매의 온상지'라는 오명을 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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