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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대병원 청소노동자 또 에이즈 주삿바늘에 찔려

입력 : 2011-12-06 11:02:49 수정 : 2011-12-06 11: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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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부주의로 피해… 병원선 책임 회피
치료 요구하자 "과실 아니다"
서울대병원 청소노동자가 에이즈 주삿바늘에 찔렸다는 보도(세계일보 10월4일자 9면 참조)가 나간 뒤 한 달 만에 해당 병원에서 청소노동자와 간병노동자가 또다시 에이즈 주삿바늘에 찔린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병원 측은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주삿바늘 취급 교육을 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5일 서울대병원 청소노동자 의료연대 등에 따르면 청소노동자 최모(55·여)씨는 지난달 14일 에이즈 환자가 쓰던 병실을 청소하던 중 침대 매트리스 사이에 있던 주삿바늘에 손을 찔렸다. 환자는 에이즈와 B형 간염을 함께 앓고 있었다. 최씨는 병원 진단 후 B형 간염 항체 주사를 맞고, 항바이러스제를 먹으며 치료를 받고 있다.

최씨는 “약을 먹으니 속이 메스껍고 온몸에 기운도 없다”며 “최근 청소노동자가 에이즈 주삿바늘에 찔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불안해서 청소할 때마다 조심했는데 나한테도 이런 일이 닥치니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또 최씨는 “의사나 간호사들이 조심하지 않아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데 화가 치민다”고 말했다.

그나마 최씨는 용역업체에서 치료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사정이 나은 편이다. 같은 병원에서 에이즈 환자를 간병하던 박모(63·여)씨도 지난 10월21일 병실에서 주삿바늘에 찔렸지만 본인이 치료비를 부담하고 있다. 지금까지 검사 및 치료에 60만원이 들었다. 간병노동자는 산재보험 처리도 되지 않는다.

박씨는 “병원에 치료를 요구했지만 자기네 과실이 아니라고만 했다. 계속 따지니 위로금을 준다면서 넘기려 했다”며 “위로금으로 때우려 하지 말고 책임지고 치료해 줬으면 좋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의료연대 이영분 분회장은 “지난번 보도가 나간 뒤에도 며칠 동안은 괜찮았지만 시간이 지나니 또다시 예전처럼 주삿바늘이 아무데서나 보였다”며 “병원에서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하지 말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서 환자의 건강권만이 아닌 노동자들의 건강권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 의사와 간호사에게 주삿바늘 취급 교육과 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사건 당일 응급실 진료 후 외래진료를 통해서 감염 여부를 체크 중이고, 노동자들이 바늘에 찔렸을 경우 응급실 진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 에이즈 주삿바늘에 찔렸던 청소노동자 서모(55·여)씨는 본보 보도 이후 산재처리를 받았다. 지난 3일에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도 인정됐다.

김유나·박영준·오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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