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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4월 미사일 발사 파장… 미사일 개발 수준 어디까지

입력 : 2012-03-18 19:16:04 수정 : 2012-03-19 02: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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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단 추진체 분리 성공할까”… 국제사회 촉각
과거 두 번의 장거리로켓 모두 ‘단’ 분리 실패로 궤도진입 못해
이번에 위성발사 성공할 경우 ICBM기술 80∼90% 확보 입증
내달로 예고된 북한 ‘광명성 3호 위성’(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쏠린 국제사회의 관심사 중 하나는 북한의 로켓 발사 기술 수준이다. 북한이 이번에 과거 미사일 발사 때보다 진전된 기술 수준을 보여줄지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먼저 로켓의 ‘단’ 분리 기술이 주목의 대상이다. ‘단’ 분리는 로켓 기술의 완성도를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로 1, 2, 3단 로켓 추진체의 분리 기술을 의미한다. 북한은 2009년 4월5일 장거리 로켓(광명성 2호 위성) 발사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능력을 입증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추진체 ‘단’ 분리에 실패한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다음날인 6일 “로켓의 1단 추진체는 북한이 국제기구에 신고한 위험지역에 낙하했고, 2단과 탑재체(인공위성)를 포함한 3단은 무수단리에서 3100여㎞ 날아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2, 3단 추진체가 분리되지 않은 채 함께 바다에 떨어져 ‘단’ 분리 기술 자체에 중대한 결함이 있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북한이 ICBM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분석을 낳았다. ICBM은 5500㎞ 이상 비행해야 하지만 로켓 다단 추진체의 착탄지점 거리를 감안하면 ICBM 기술 보유를 입증하는 데는 미흡했다는 게 당시 전문가들의 견해였다. 게다가 북한이 발사한 3단 로켓 탑재체의 무게가 30㎏ 안팎이었다는 점에서 탄두 무게가 500∼1000㎏에 달하는 ICBM으로 전용하면 사거리는 더욱 줄어든다는 것도 ICBM 기술 미확보의 근거로 제시됐다. 따라서 북한이 당시 발사한 로켓 수준이 사거리 3000㎞ 이상의 중장거리 미사일(IRBM)과 유사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는 2단 추진체 분리에 성공했던 1998년 대포동 1호(북한은 ‘광명성 1호 위성’ 발사로 주장) 발사 때보다 기술이 후퇴한 것으로 해석됐다. 북한은 당시 함북 무수단리에서 사거리 1500∼2500㎞로 추정되는 3단계 로켓 대포동 1호를 발사해 2단계 추진체까지 분리했으나 3단계는 궤도진입에 실패해 대기 중에서 타버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1998년 대포동 1호의 2단 추진체가 발사지점으로부터 1646㎞ 떨어진 지점에 낙하한 데 반해 2009년에는 두 배 가까이 더 날아갔다는 점이다.

내달 재도전에서 북한이 2, 3단 추진체 ‘단’ 분리에 성공할지, 사거리가 어느 정도 늘어날지 주목되는 이유다. 북한이 이번에 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제외한 ICBM 기술의 80∼90%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의 로켓 연구는 1975년 중국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탄도미사일을 구입하며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이듬해 이집트에서 스커드-B 미사일 2기를 도입했고, 1981년에는 미사일개발협력협정을 체결하는 등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결국 1989년 사거리 500㎞의 ‘스커드-C’를 발사한 데 이어 1993년에는 사거리 1300㎞인 ‘노동 1호’를 발사하며 1000㎞의 벽을 깼다.

조광래 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추진단장은 “북한이 기술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분석은 힘들다”면서도 “지난번 발사의 실패를 거울삼아 나름대로 원인 분석과 지상 시험을 통해 정확도와 정상작동 확률을 높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병진·조병욱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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