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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심 얕고 오염 심각… 서해는 잠수함의 지옥?

입력 : 2009-05-21 12:48:23 수정 : 2009-05-21 12: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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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는 잠수함의 지옥?’

이지스 구축함과 함께 최고의 해상 전략무기이자 일명 ‘비대칭전력’으로 손꼽히는 잠수함이 서해상에서의 작전활동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심이 얕은 것도 원인이지만 작전을 펼 수 없을 정도로 바닷속 환경이 엉망이기 때문이다. 서해가 잠수함 활동영역에서 사실상 제외됐다는 게 알려지긴 이번이 처음이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20일 “서해 바닷속에 가라앉은 폐그물과 어망 등 각종 쓰레기로 잠수함이 작전을 펴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일 년에 한두 차례 하는 한미연합훈련이나 평택 2함대사령부 요청이 있는 때 등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곤 잠수함들은 서해상에서 작전에 나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자칫 작전에 투입했다가 폐어구 등에 걸려 좌초될 때 입을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북한도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서해보다는 주로 동해상에서 작전을 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03년 4월 말 중국 산둥(山東)성의 옌타이(煙台) 해군기지 소속 재래식 잠수함 1척이 한국 영해와 접한 서해 네이창산(內長山)섬 동부해역에서 훈련하다가 기관고장을 일으켜 승조원 70명 전원이 사망한 뒤 더욱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최근 동북아지역 국가들의 잠수함 확보 경쟁을 주도하는 중국은 서해를 통과할 때 각별하게 주의하고 동해와 괌, 오키나와 인근 일본 영해에서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의 214급 잠수함 한 승조원은 “당시 사고 원인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진 않았지만 중국 재래식 잠수함 361호의 노후화에다 스크루에 그물이 걸려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서해의 오염이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를 보여줬다”면서 “어선들이 버리는 각종 폐어구들로 서해는 머잖아 죽음의 바다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잠수함은 작전 수행에 가장 적정한 깊이를 100m로 본다. 하지만 서해의 평균 수심은 44m에 불과하다. 최고 수심은 홍도 서부해역의 103m다.

반면 남해의 평균 수심은 150m, 동해 평균 수심은 1750m로 알려져 있다. 서해가 잠수함의 지옥이라면 동해는 잠수함의 천국인 셈이다.

한편 우리 해군은 209급 잠수함 9척과 214급 잠수함 3척 등 10여척을, 북한은 로미오급·상어급 잠수함과 침투용 잠수정 70여척을 보유하고 있다.

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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