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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 결선투표 ‘반쪽짜리 압승’

입력 : 2008-06-30 09:55:43 수정 : 2008-06-30 09: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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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선관위 승리 확인 후 곧바로 취임식
부시 ‘사기극’ 규정… 美·EU 제재논의 본격화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 ‘반쪽짜리’ 대통령 결선투표를 강행한 로버트 무가베(84·사진) 짐바브웨 대통령이 자신의 뜻대로 대통령직을 이어가게 됐다.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는 29일(현지 시간) “27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무가베 대통령의 승리가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무가베는 개표 결과 발표 직후 대통령 관저인 스테이트 하우스에서 취임식을 갖고 새로운 6년 임기를 시작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은 전했다.

선관위 발표에 따르면 무가베 대통령은 총 215만269표(85.5%)를 얻은 반면 야당인 민주변화동맹(MDC)의 모건 츠방기라이 후보(56)는 23만3000표(9.3%)에 그쳤다.

1987년 대통령직에 오른 뒤 한 번도 정권을 놓은 적이 없는 무가베는 지난 3월29일 대선 1차투표에서 처음으로 츠방기라이에 패했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투표로 이어졌다. 그 사이 야당 지지자 90여명이 살해되고 츠방기라이는 5차례나 경찰에 연행됐다.

츠방기라이는 결국 “폭력과 부정선거로 결과가 뻔한 결선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불참을 선언했으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무시한 채 28일 투표용지에 무가베와 츠방기라이의 이름을 나란히 기재해 투표를 진행했다. 재선투표 과정을 지켜본 범아프리카의회 선거감시단은 “이번 선거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츠방기라이는 29일 한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가베의 국가원수 지위는 유지하되 헌법과 정부의 틀을 새로 짜는 논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아프리카연합(AU)에 조건부로 대화에 참여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고 관영매체 선데이 메일이 전했다. 무가베 대통령은 곧 AU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로 떠날 예정이다.

국제사회에서는 짐바브웨 제재 논의가 본격화됐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8일 짐바브웨 결선투표를 ‘사기극’으로 규정하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에게 무가베 정권에 대한 새 제재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유럽연합(EU)도 이날 “최근 수개월간 비극적인 사건을 일으킨 책임자에 대한 제재를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짐바브웨 사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개입을 지지한다”면서 AU에 무가베 정권을 인정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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