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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창조과정을 통한 예술콘텐츠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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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적 창조와 문화 중요성 높아져
문화적 영역 변형·확장해나가야
지금은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인 창조 능력과 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융합적인 창조 능력과 문화는 예술을 창의적으로 소비하고 생산하는 창조과정에서 형성된다.

창조과정은 기본적으로 세 영역에서 이뤄진다. 먼저 스튜디오, 전시장, 공연장 등 물리적인 현실 공간 영역이다. 다음으로 디지털 기술이 작동하는 인터넷 환경을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공간 영역이다. 그리고 물리적 현실 공간과 디지털 미디어 공간을 상호 융합하는 영역이다. 이 세 영역에서 이뤄지는 창조과정은 단순한 공간의 문제를 넘어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물질화되는 영역이다.

김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미디어아트학
창조과정이 이뤄지는 세 영역은 우선순위를 가릴 것 없이 다 중요하다. 하지만 요즘 물리적 현실 공간과 디지털 미디어 공간을 상호 조율할 수 있는 마지막 영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의 공연장 무대를 스크린 인터페이스로 운용하는 미디어 퍼포먼스와 미디어 파사드, 공공장소의 물리적 공간에서 스크린 인터페이스를 최적화하는 미디어 스킨(Media Skins)의 부상이 그 예다. 현실 공간과 디지털 미디어 공간을 조율하는 창조적인 작업의 콘텐츠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콘텐츠의 핵심인 아트웨어를 동시적으로 구성하고 연출하는 능력을 필요로 하며, 이 능력은 창조과정의 핵심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창조과정의 물질적 확보가 쉽지 않다. 창조과정 자체가 최저가 입찰이라는 벽에 둘러싸여 있고, 먹이사슬의 가장 밑에 자리 잡고 있는 영세한 프로덕션은 예술과 기술을 1차적인 영업 도구로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07년 개관한 스페인 아스투리아스 지역 ‘라보랄’은 창조과정과 산업의 연계성을 배우기 위한 이론 및 실무 관련 훈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예술가, 과학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서로의 창조과정을 공유하고 아이디어 구상과 실험을 솎아내며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까지 일반 관람객과 공유하고 있다. 2003년 개관한 일본의 ‘야마구치아트센터’는 미술, 공연, 영화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 공동체의 문화예술 소비 플랫폼으로서 일본 전역뿐만 아니라 글로벌 세계를 연결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두 곳 모두 예술가를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협업과 융합의 창조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설립 목적과 지향하는 바가 똑같지는 않지만 창조과정을 국제적으로 브랜딩하며 지역 공동체 문화의 격을 높이고 있다.

라보랄과 야마구치아트센터가 보여준 예술과 기술, 예술과 산업, 새로운 예술가, 그리고 예술상품을 통해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창조과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두 센터가 보여준 창조과정을 통한 문화예술 브랜드 사업화를 넘어서는 그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아마도 예술콘텐츠를 서비스하고 공유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세계 각국의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차별화된 문화예술 표현 능력을 갖추는 것과 문화적 자존감을 새 방식으로 구축해가는 것과 더불어 예술콘텐츠 서비스는 창조과정의 핵심요소다. 창조과정에 포함되는 다양한 요소를 서비스하고 공유하는 능력은 앞으로 우리 콘텐츠산업에 필요한 질적 성장의 근간이 될 것으로 본다.

‘기술을 위한 기술’에서 ‘콘텐츠를 수반하는 기술’로, 더 나아가 ‘콘텐츠를 위한 기술’로 급속하게 진화하고 있다. 예술과 기술이 물과 기름처럼 겉돌지 않는 융합이 필요한 지금 예술콘텐츠 서비스 운용을 통해 문화적 영역을 변형하고 확장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창조과정의 구축은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김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미디어아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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