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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함 칼럼] 한표의 선택에 국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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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12-16 21:59:10 수정 : 2012-12-16 21: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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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학연의 구태 과감히 버리자
후보 리더십·덕목 꼼꼼히 따져야
대통령 결정의 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대부분의 유권자가 지지후보를 결정했거나 결정하려고 할 때이다. 투표 직전인 이 순간 한번쯤 더 자신의 투표행태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정치혁신의 새 정치가 요구되는 시대에 혹시 지연이나 학연 등의 구태에 의한 결정은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 최근 연령에 따라 지지후보 쏠림현상을 보이는데 이것도 결코 바람직한 행태는 아니다. 세대 간의 지나친 지지후보 격차는 세대갈등을 야기하는 사회적 균열현상이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선택은 후보자의 리더십과 정책에 대한 판단에 기초하는 것이다. 후보자의 리더십은 국정운영 방식과 정책집행의 성과와 직결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사회의 전반적 분위기에도 영향을 준다. 또한 정책은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옳고 그름을 구분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유권자가 후보자의 리더십과 정책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기회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다. 선거후보 등록 마지막 순간까지 최종후보를 기다려야 했으며, 그나마 TV토론마저도 소수자 후보에 의해 휘둘려 정책토론의 기회를 상실했다. 마지막 선거기간에는 정치 공학적 판세를 위한 네거티브 캠페인과 흑색선전이 판을 치고 있다.

매우 부실한 선거과정이지만 이제 유권자의 현명한 정치의식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 한국의 유권자는 시대정신과 시대과제에 대해 탁월한 판단의식을 지닌 투표행태를 보여 왔다. 4·11총선에서 보여준 절묘한 균형 투표를 비롯해 6·2 지방선거와 탄핵 역풍의 투표 행태 등은 일반적 예상을 뛰어넘는 유권자의 정치의식을 대변해 준다.

12·19 대선에서 보여줄 국민의 표심은 앞으로 한국이라는 국가가 나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 줄 것이다. 정치권은 유례 없이 진보와 보수 각 진영이 대연합을 형성했다고 한다. 그런데 국민은 진보와 보수의 이념보다는 중도 쪽으로 뭉쳤다. 중도 성향의 유권자가 민주화 이후 어느 역대 선거 때보다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은 진보·보수의 대격돌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다수는 이를 관망하는 형국이 돼 버렸다.

중도 표심의 유권자가 증가한 것은 그동안의 시대착오적 이념 갈등에 대한 염증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무릇 이념 대결이야 바람직하기도 하지만 한국의 경우 역기능이 더욱 컸기에 정치 불신이 증폭됐다. 이제 과격한 이념대결과 극단적 이념은 설자리를 잃게 됐다.

따라서 유권자 다수는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비록 후보자는 진보와 보수로 나눠져 있지만 그나마 이념적 갈등을 극복하고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가를 유념해 투표할 것이다. 상대진영을 관용적으로 포용할 수 있는 후보가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할 것이다.

정책적 차원에서 본다면 이번 대선은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충돌이다. 거시적으로 본다면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 모두를 이룩한 성공국가이다. 그러나 지속되는 경제 침체와 저성장, 그리고 세계경제위기는 국민생활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또 하나의 시대정신은 경제 살리기일진대 후보자는 경제민주화와 복지에만 몰두하고 있다. 물론 경제양극화의 극복이 중요한 시대과제임에는 틀림없으나 경제 살리기보다 우선인가는 의문이다.

이번 대선에서 위대한 지도자를 선출하기는 물 건너 간 것 같다. 그럼에도 차선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 이제 국민의 몫으로 남아있다. 후보자의 리더십 덕목과 정책을 꼼꼼히 따져서 신중한 투표를 해야 할 것이다.

연세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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