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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리뷰] 로봇의사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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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10-17 22:06:38 수정 : 2012-10-17 22: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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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활용한 진료지원 눈부신 발전
생명 다루는 만큼 안전성 보장돼야
지난 몇 년 동안 지속된 의료인력 정원에 대한 적정성 논란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의사가 전체 의료서비스의 70% 이상 담당함을 고려할 때, 이러한 논란은 단순히 의료분야 내부가 아닌 사회 전체의 공익과 관련된 문제로 사회 전반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올해 개봉한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서 등장한 최첨단 의료장비와 같이 의료·정보기술(IT) 융합을 통해 고도화된 로봇의사가 개발·상용화됐을 경우 이러한 상황을 야기하는 원인을 일부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사이버 국방학
이미 의료분야에서는 의사결정과 관련된 과학기술 발전에 따라 1970년대부터 의료진단을 지원하기 위한 IT의 활용방안을 논의해 왔으며, 미국 스탠퍼드대학에서는 1972년에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전문가시스템 개념을 이용해 최초의 의료전문가시스템인 마이신(MYCIN)을 개발한 바 있다. 혈액 관련 감염성 질병을 진단하고, 항생제 치료를 조언하는 마이신은 의사에 뒤지지 않는 진단율과 함께 진단의 추론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보임으로써 로봇의사의 실현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당시 기술수준에서 느린 처리속도와 정보 입력의 어려움으로 상용화되지는 않고 의학 교육과 연구를 위해 사용됐다.

마이신에서 사용된 전문가시스템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해당 분야의 문제 해결을 위해 경험적 전문지식을 규칙에 따라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고 이를 소프트웨어(SW)적인 추론과정을 거쳐 결론을 얻도록 구현된 시스템이다. 이는 일반인이 전문가 자문을 얻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같은 기능을 컴퓨터를 통해 가능하도록 한다.

전문가시스템은 많은 전문지식을 이용하는 경우 적합한 특성을 가진다. 의료의 경우 과거의 많은 임상사례와 지식 등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의사 개인이 수많은 임상사례를 모두 외울 수 없을뿐더러 다양한 의학지식의 습득에 한계를 가지기 때문에 전문가시스템은 꼭 로봇 의사의 구현이 아니더라도 정확한 진료를 지원한다는 측면에서 높은 활용성을 가진다.

최근에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의 처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는 빅데이터 기술이 부상함에 따라 이미 개발됐으나 성능의 이유상 제한됐던 의료기술이 본격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IBM에서 4년에 걸쳐 개발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 ‘왓슨’이 의료산업에 투입됐는데, 미국 세튼 헬스케어 패밀리(Seton Health care Family) 병원에서는 왓슨을 이용, 방대한 양의 환자 데이터에서 임상정보를 추출·분석한 뒤 환자 상태를 예측하고 의사는 왓슨이 추출한 정확한 데이터를 토대로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전문가시스템이나 슈퍼컴퓨터 등을 통해 정확한 전문의학지식이 보조된다면 의료에 있어 만성질환과 같은 규칙 중심의 질병이나 간단한 건강검진 등의 경우에는 꼭 의사가 아니더라도 진료가 가능할 것이며, 의사는 복잡한 질병에 집중함으로써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로봇의사의 도입을 통해 현재 의료인력의 논란에서 거론되고 있는 공중보건의의 부족 문제나 특정 전공·진료과목의 의사 부족, 지역별 의사 수 불균형의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의료가 생명을 다루는 만큼 이러한 기술의 사용에 있어서 데이터와 시스템의 안전성이 확실하게 보장돼야 한다. 또한 새로운 의료·IT의 사용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의료책임의 문제를 분명히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이해당사자 간 충분히 논의한 후 기술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사이버 국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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