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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리뷰] 전자 민주주의의 꽃 온라인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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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5-30 21:46:24 수정 : 2012-05-30 21:4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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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비용 줄이고 참정권 행사 도움
시스템 투명성·안전성 확보가 관건
전자투표란 기존의 종이로 된 투표지 없이 정보기술을 활용해 투표를 수행하는 것이다. 기존 투표소나 간이투표소 등 지정된 장소에서 전자투표 단말기를 이용해 수행하는 오프라인 전자투표와 PC나 모바일 장비로 인터넷과 유선 네트워크 등의 인프라를 이용한 온라인 전자투표 방식으로 구분된다. 온라인 투표는 신체적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노약자를 포함해 투표소에 가기 어려운 사람에게 민주주의의 꽃인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전자민주주의 시대의 핵심기술이라고 부를 수 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사이버 국방학
온라인 투표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투표자의 신원을 확인해 정당한 유권자인지를 인증하는 시스템과 유권자의 투표 정보를 수집하고 이들 정보의 기밀성과 임의로 조작되지 않음을 보장하는 무결성을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 개표 및 검표하는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온라인 투표는 투·개표 과정의 인력, 시간, 투표용지 등의 비용단축이라는 전자투표의 일반적인 장점과 함께 투표자의 편이성을 높임으로써 투표 참여율을 향상시켜 민주주의에 대한 참여 기회를 확대한다.

이러한 다양한 장점과는 별개로 온라인 투표는 환경 자체가 갖는 취약점과 한계 때문에 잠재적 위험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악의적인 외부자가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대상으로 ‘분산서비스 거부(DDoS)’ 공격을 수행함으로써 온라인 투표를 방해하거나 투표 내용을 중간에 열람해 확인하고 시스템 자체를 해킹해 결과를 조작하는 등의 민주주의 원리 자체를 심각하게 파괴하는 심각한 위험이 존재할 수 있다. 또한 비밀투표의 원칙 준수에 대한 감시가 제공되는 기존의 투표소 방식과는 달리 타인의 요청에 의해 공개적으로 투표가 이루어지거나 대리투표가 가능하는 등 민주주의의 핵심절차로서의 투표의 기본원칙을 훼손할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한다. 이 때문에 존스홉킨스대학의 애비 루빈 교수의 의견처럼 온라인 투표는 불가능한 기획이라는 회의론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우려와는 반대로, 더 안전하고 투명한 인터넷 투표 시스템을 만들어 투표율 상승을 통한 민주주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국은 이미 2002년 지방선거에 인터넷 투표를 도입했으며, 에스토니아는 2007년 인터넷 투표를 병행해 총선을 치렀고 2008년에는 모바일 투표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국도 대통령 예비선거에서 인터넷 투표를 사용하고 있고 실질적인 투표율 향상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밖에도 이미 온라인 투표를 도입했거나 도입예정 중인 선진국가는 오스트리아, 스위스, 스웨덴 등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투표 회의론을 뛰어넘어 온라인 투표가 오프라인 투표를 대체하거나 보충하기 위해서는 보통선거, 평등선거, 직접선거, 비밀선거의 원칙을 정보시스템을 통해 실질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적·관리적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술적으로는 적합한 유권자임을 확인하기 위한 인증기술, 투표 내용이 안전하게 전송되기 위한 암호통신기술, 투표자의 익명성과 수집된 투표의 기밀성·무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암호화기술, 시스템 전체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접근통제기술과 시스템 변경 및 접근과 변경행위에 대한 기록기술 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수행해야 한다. 관리적으로는 온라인 투표 시스템 개발업체와 운영업체의 독립성 유지와 제3의 감독기구에 의한 감사와 감시 수행 등의 노력이 수행돼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온라인 투표 시스템의 투명성, 신뢰성, 안전성이 증명될 때 온라인 투표가 전자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 위한 핵심기술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사이버 국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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