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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구글의 선택… 기로에 선 삼성·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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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8-18 20:19:00 수정 : 2011-08-18 2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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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업계 지각변동 예고

국내 업체 과감한 투자 나서야
구글은 전형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검색엔진에서 개방형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에 이르기까지 구글의 핵심역량은 소프트웨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런 구글이 휴대전화 제조사인 모토로라를 인수해 기기와 기기의 운영체제, 기기를 통해 제공되는 서비스 산업까지 아우르는 가치사슬의 수직통합을 추진하면서 국내 정보기술(IT) 산업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구글은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만큼 제조업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빈약할 수밖에 없으므로, 모토로라 인수는 장기적으로 구글에 독이 될 수도 있다.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모토로라 인수로 구글의 사업위험성이 증가했다고 평가하면서 구글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전환한 것은 그 단적인 예이다. 그러나 구글이 단기적 손해와 잠재적 위험에도 그런 선택을 했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권영선 KAIST 교수·IT산업정책학
우리나라의 대표적 IT기업인 삼성과 LG전자도 구글과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 단지 차이점은 삼성과 LG전자는 전자기기 제조업에 역량은 우수한 반면 소프트웨어 역량은 취약하다는 점이다. 구글은 성장동력 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반면 삼성이나 LG전자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과감한 선택을 못하거나 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IT산업계와 학계에는 이번 구글의 선택이 남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삼성이 미래의 성장동력을 찾으려고 혈안이 된 것과 같이 구글도 그런 상황에 처한 것이고 구글은 출구를 일단 애플의 전략에서 찾은 것이다.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전격 인수하면서 글로벌 IT업계에 지각변동을 예고한 것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

우선 기업가는 과거 경제성장 과정에서 창업 1세대가 보여준 것과 같이 과감한 선택과 투자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흐름에 적응하지 못해 쇠락한 노키아처럼 되지 않으려면 우리 IT기업은 과감한 선택과 투자를 해야 한다.

둘째, 구글과 애플이 선점한 분야에서 경쟁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것은 우리 기업의 제한적인 역량을 감안할 때 불가능한 만큼 미래 시장성 있는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을 통해 기기, 소프트웨어, 서비스로 연결되는 수직적 가치사슬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 미래 전망이 좋은 신규 서비스산업 분야로는 원격건강진료, 스마트 교육, 스마트 워크 분야를 꼽을 수 있다. 특히 빠른 고령화사회로의 전환을 고려할 때 원격의료 산업의 시장성은 크다. 따라서 국회와 정부가 의료법을 개정해 원격의료 및 건강관리서비스를 허용하기만 하면 국내 IT기업들은 애플이나 구글처럼 원격의료산업에서 생태계를 조성하고 특허를 기반으로 경쟁을 극복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셋째, 정부는 과감한 투자를 지원하면서 동시에 산업 간 융합을 가로막는 구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원격건강검진, 스마트 교육과 같은 신규 서비스산업이 높은 성장성에도 서구에서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기존 사회경제적 제도를 기반으로 형성된 현재의 생태계가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의료정보의 통합 관리, 원격진료, 의약품의 원격배송 서비스가 국내 의료관련 법령으로 금지된 상황에서 의사들의 저항이 가세하면서 의료법 개정은 한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싹트지 못한 것은 규모 있는 틈새시장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 만큼 우리의 IT기업도 위험하지만 과감한 선택을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나서야 할 때다.

권영선 KAIST 교수·IT산업정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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