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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린이가 행복하지 않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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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5-10 09:09:39 수정 : 2011-05-10 09: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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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평균점수는 65.98점으로 OECD 평균보다 34점이나 낮았다.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 중국에 비해서도 턱없이 저조하다. 꿈과 희망으로 빛나야 할 동심이 세계 밑바닥 수준으로 어둡다니 걱정스럽다.

오늘은 어린이날이다. 정부와 사회단체는 동심을 어루만지는 각종 행사를 열고 다양한 이벤트도 벌인다. 부모들은 한결 각별하게 자녀들을 챙긴다. 각종 놀이시설도 가족 나들이객으로 붐빌 것이다. 그러나 하루살이와 같은 겉치레 행사가 어린이들의 행복감을 얼마나 높여줄지 의문이다. 우리 새싹들이 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고 외로워하며 불만족스러워하는지 깊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어린이를 불행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가 공부 스트레스다. 초등학교 5학년이면 절반가량은 중압감에 시달린다고 한다. 부모 강압에 못 이겨 학교 공부 외에 3∼5개의 교습학원을 다니느라 녹초가 된다. 어려서부터 과잉경쟁에 떠밀려 삭막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또래와 어울리며 정을 나누기보다 경쟁상대로만 인식하는 왜곡된 분위기마저 생겨났다. ‘일류병’이 낳은 병폐다.

학습 부담을 줄여주고 좀더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꼴등’에게도 갈채를 보내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성적이 하잘 것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성장기의 전부인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기성세대부터 되새겨야 한다. 자존감이 떨어진 아이들은 비행, 폭력 등의 유혹에 쉽게 빠질 수 있다. 그런 막다른 골목으로 동심을 내몰아서는 안 된다.

사회적 처방에 대한 숙고와 반성도 요청된다. 양육의 사각지대에 버려진 어린이도 많기 때문이다. 가정 불화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부모 곁을 떠나 지내는 아이가 15%나 된다고 한다. 학교폭력이나 어린이를 상대로 한 각종 범죄도 어린이의 행복지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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