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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술 마시는 낭만 집단’ 소리 듣는 서울대 교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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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1-10 19:22:58 수정 : 2011-01-10 19: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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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 2년 동안 초빙석좌교수로 재직한 미국 뉴욕 주립대의 김성복 석좌교수가 그제 서울대 교수들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개인 연구에만 몰두하는 교수 사이에 진지한 학문 토론은 볼 수 없다”며 “모여 술이나 마시고 시시콜콜 정치 이야기만 한다”고 말했다. “그것을 지적 공동체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줄 세우기와 자리 보전 같은 눈앞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봉건적 할거주의나 다름없다”고도 했다. 서울대의 인문대 종합진단평가를 맡았던 그이기에 비판은 더욱 뼈저리다.

서울대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교다. 그럼에도 세계대학 100위권에도 들지 못하니 ‘나라 망신’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다. 급기야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지난해 말에는 법인화하는 법까지 통과시켰다. 김 교수의 지적에서 보듯 비뚤어진 교수 사회의 고질이 서울대를 세계 2류 대학으로 남게 한 원인이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그는 카드키로 외부와 차단된 교수 연구실, ‘재실’ ‘퇴실’ 안내 문구만 적어 놓은 교수 개인 연구실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실용은 없고 허식적인 권위만 살아 있는 풍토에 대한 비판이다. 70대 노교수는 “술 마시는 낭만이 아니라 공부에 대한 낭만을 가져야 한다”고 훈계했다.

교수는 대학의 중심이다. 우수한 교수가 있어야 우수한 학생도 길러낼 수 있다. 자리 보전에만 목 매는 교수들이 판치는 대학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 되레 이상한 일이다. 이런 점은 서울대만의 고질이 아니다. 다른 국립대와 사립·지방대는 더 심각하다. 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면 교수 사회부터 개혁해야 한다. 공부는 하지 않고 잿밥에만 신경 쓰는 교수가 설 땅이 없도록 하는 대학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 법인화는 이를 위한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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