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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옥스퍼드 사전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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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9-01 13:43:08 수정 : 2010-09-01 13: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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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월28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독자의 눈길을 끄는 기사가 실렸다. 네티즌들이 함께 만드는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백과사전의 대명사인 브리태니커를 압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신문은 “위키피디아의 수록 건수가 브리태니커의 3배인 30만건을 넘어섰고 하루평균 870만 방문 건수를 기록했으며, 조회 건수도 브리태니커 유료사이트(연간 60만달러)를 크게 앞질렀다”고 보도했다. 이는 1768년 첫 출간으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던 인쇄판 브리태니커에 조종(弔鐘)을 울리는 소리였다.

위키피디아는 사전이 오프라인 출판에서 온라인 개통으로 옮겨가는 흐름을 선도해왔다. 미국 인터넷 사업가 지미 웨일스는 1998년 백과사전을 편집해 온라인에 올리는 것을 보고 ‘누피디아’로 불린 사전에 손을 댔다. 하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전문가들을 위촉해 주제별로 검토하고 승인하는 7단계를 거치도록 하다 보니 발간이 지체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검토와 승인 과정을 생략하기로 하고, 누구나 글을 올리고 편집할 수 있는 위키피디아를 2001년 1월15일 웹에 무료로 공개했다.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첫해에만 수록 건수가 1만6800개에 달했다. 위키피디아는 현재 200개 이상의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한국어 위키백과는 2002년 10월 첫선을 보였다.

국립국어원도 디지털 시대에 부응해 적극 변신하는 모습이다. 국립국어원은 1999년 발간된 표준국어대사전의 개정판을 2008년 한글날부터 웹에 올려 서비스하고 있다. 온라인 위키피디아처럼 이용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웹 사전 ‘개방형 한국어 지식 대사전’도 2012년 개통한다고 한다. 기존의 표준국어대사전에 실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와 방언, 전문용어 등 50만 어휘를 추가할 계획이다. 영국의 옥스퍼드 사전처럼 될 수 있으면 어휘의 어원까지도 밝힐 예정이다.

1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이 온라인판으로만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인쇄판 사전 시장에서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이란다. 인터넷의 전면 보급으로 웹 사전이 종이 사전을 급속히 대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이런 추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종이 사전의 소멸을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웹 사전의 등장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안경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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