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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스마트폰 그리고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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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1-28 20:45:23 수정 : 2010-01-28 20: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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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라이프 시대 도래 실감
전세계 단일시장으로 묶을 것
미국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가 1961년 만들어낸 ‘나비 효과’ 이론은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곧 작은 변화가 결과적으로 엄청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한상만 성균관대 교수·경영학
애플의 아이폰 출시는 휴대전화 시장에 스마트폰의 돌풍을 일으켰다. 2007년에 전 세계 휴대전화의 10%에 불과하던 스마트폰이 올해 20%로 늘어나고, 2013년에는 40%를 넘어설 것이다. 특히 아이폰의 출시는 스마트폰의 가격을 낮추고 무선인터넷 요금을 인하시킴으로써 스마트폰 확산의 견인차였다고 할 수 있다.

아이폰의 출시는 단순히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보급이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새로운 ‘모바일 라이프’의 시대를 여는 나비 효과를 일으켰다. 스마트폰이 우리나라에 나비의 날갯짓을 한 것은 작년 11월 말 애플의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하면서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 겨우 두 달이 지났는데, 우리 사회는 모바일 라이프 시대의 도래를 말하고 있다. 하나의 상품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가히 나비 효과라고 부를 만하다. 손안의 컴퓨터로 불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자들은 인터넷검색이나 인터넷 영화예매는 물론이고, 실시간으로 트위터를 통해 친구들과 정보를 주고받고, 자신이 있는 장소에서 바로 맛집 검색을 해서 위치를 지도로 확인하고, 이메일과 메신저를 통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의 생활을 혁명적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스마트폰은 PC와 휴대전화가 가져왔던 사회문화적 변화를 다시 한 번 일으키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와 PC가 하나가 된 ‘손안의 PC’ 스마트폰은 모바일 라이프 시대의 도래를 실감나게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스마트폰의 나비효과는 전 세계를 하나의 문화, 하나의 소비시장으로 묶어 나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기술(IT)의 최고전문가인 돈 탭스콧에 따르면 전 세계의 디지털 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더 서로 간에 유사한 문화와 가치를 공유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한다. 미국, 유럽, 한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새로운 디지털 상품의 주 소비자계층으로 떠오른 이들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s)라고 부르고 있다. 이들은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항시 연결돼 있으며,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자유자재로 이용하고, 트위터와 같은 즉각적이고 빠른 커뮤니케이션이 아주 중요하다고 느끼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재미를 추구하는 새로운 문화계층이다. 스마트폰의 나비 효과는 이제 중국, 인도, 브라질과 같은 신흥 개도국을 포함해 전 세계의 디지털 세대를 하나의 문화세대로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이들이 만들어 낼 새로운 디지털 소비문화는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묶어 나갈 가능성을 매우 높게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국가 간에 존재하는 문화적 차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이 다양한 문화권의 세분화된 소비시장으로 나뉘어져 있었다면, 이들 디지털 네이티브가 주역이 되는 새로운 글로벌 시장은 유사한 가치와 문화를 공유하는 동일 소비권으로 바뀌어 갈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세계는 이들 디지털 네이티브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소비문화를 동시적으로 소비하는 단일 소비권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아이폰의 출시는 스마트폰의 돌풍을 가져오고, 스마트폰의 돌풍은 모바일 라이프의 시대가 오게 하고, 전 세계의 디지털 네이티브들의 모바일 라이프는 이들을 유사한 가치와 문화를 소비하는 하나의 소비시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에드워드 로렌츠가 만들어낸 나비 효과 이론이 사실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한상만 성균관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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