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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리뷰] 移通시장 변화 밀려 갈 것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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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01-27 20:27:45 수정 : 2010-01-27 20: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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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성·후진적 구조 드러나
이동통신 3사 철옹성을 깨야
지난해 휴대전화 국제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어섰고, 삼성과 LG가 2위와 3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국내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좋은 소식임에는 틀림없으나, 연말과 정초에 터진 두 가지 스마트폰 소식에 묻혀 그 빛을 전혀 발하지 못했다.

권영선 KAIST교수·경제학
현재 이동통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휴대전화 생산업체는 노키아, 삼성, LG와 같은 거대 업체가 아니고 시장점유율은 낮지만 성장가능성이 큰 애플과 구글이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애플은 국제 시장점유율이 2.3%이고 매출액에 있어서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매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나 영업이익에 있어서는 절반이 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말 여러 가지 규제와 국내 통신시장의 폐쇄성으로 인해 외국보다 수년 늦게 국내 출시된 아이폰이 국내 통신시장에 충격을 주더니, 정초에는 우리나라 이용자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구글의 넥서스 원이 세계 시장에 출시되면서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후진적 구조와 폐쇄성이 다시 부각되는 계기가 됐다.

아이폰과 구글폰은 우리나라의 무선통신 환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전화기다. 아이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싼 무선인터넷 이용 환경이 필요하나 우리나라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빠른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고, 구글폰은 휴대전화가 이동통신 기업에 종속된 형태로 판매되는 현재 국내 시장 구조 아래서는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개방형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한 구글폰은 폐쇄적 구조의 국내 휴대전화 유통 구조와는 결합될 수가 없다. 구글폰은 기본적으로 이동통신 사업자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지 않고 일반 상품처럼 인터넷을 통해 이뤄진다. 즉, 구글폰은 우리나라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이동통신 기업에 종속된 전화기가 아니다. 소비자가 먼저 마음에 드는 컴퓨터를 고른 후에 초고속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 서비스 제공자를 선택하는 것과 같이, 소비자는 전화기를 먼저 고르고 무선통신 사업자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이동전화 서비스 사업자를 바꾸면 휴대전화를 바꿔야만 하는 번거로움을 덜게 되고 멀쩡한 것을 버릴 때 발생하는 사회적 비효율성 문제도 완화된다. 2008년도 방송통신위원회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전화기를 구입한 후 인증용 칩만을 갈아 끼우면 거래 이동전화 회사를 바꿀 수 있고, 친구의 전화기에 자신의 인증용 칩만 끼우면 통화할 수 있게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한다.

그러나 현재 그런 경우를 주변에서 실제 찾아볼 수가 없다. 2008년 방송통신위원회 연차보고서에 소개된 정책이 2010년이 되기까지 왜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지 위원회는 아무런 해명도 없고 개선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

현재 세계 이동통신산업의 주도권은 휴대전화 운영프로그램 생산자에게로 넘어가고 있다. 아이폰과 구글폰의 비즈니스 모델에 있어서 운영프로그램이 경쟁력의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고, 삼성전자도 뒤늦은 감이 있지만 ‘바다’라는 운영프로그램을 개발해 스마트폰 경쟁에 합류하려 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이동통신 산업이 지나치게 폐쇄적인 통신사업자 위주로 고착돼 있다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오래전에 휴대전화의 망사업자 종속성이 해소 내지 완화됐으나 국내에서는 아직도 3개 이통사업자의 철옹성에 이통시장이 갇혀 있는 상태이고 규제 기관마저 수수방관하고 있다. 폐쇄적 국내 통신시장의 환경이 개방형으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계속 외국 기업에 밀려서 마지못해 바꿀 것인지, 아니면 기술 변화를 빨리 읽고 받아들여 변화를 선도할 것인지 정부가 빨리 판단하고 이동통신 시장의 변화를 주도할 때이다.

권영선 KAIST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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