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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광장] 스마트폰 시대 활짝 연 아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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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2-24 19:38:01 수정 : 2009-12-24 19: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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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인터넷시장 활성화 기폭제

구글 한국시장 진입 초읽기
세계 최초 컴퓨터로 공인된 애니악은 1946년생이다. 1만8000여개의 진공관으로 만들어져 덩치는 집채만 했고, 무게도 32t에 달했다. 30년이 지난 1976년 무렵, 개인용 컴퓨터(PC)가 탄생했다. 책상 위에 놓일 만큼 아담해졌다. 반도체 개발 덕에 10㎏까지 다이어트하는 데 성공했다. 1985년엔 무릎 위에서도 별 어려움 없이 쓸 수 있는 3㎏짜리 랩톱컴퓨터(노트북)가 첫선을 보였다. 이후 인터넷 보급과 더불어 컴퓨터는 업무와 생활의 필수품으로 자리 잡는다.

홍진석 경제부 차장
IBM과 함께 PC시대를 연 애플이 2007년 아이폰 출시로 세상을 또 한번 놀라게 했다. 컴퓨터·카메라·인터넷에 휴대전화를 버무린 스마트폰시대를 활짝 연 것이다. 아이폰의 체중은 불과 130g. 인터넷 잘 터지는 컴퓨터가 내 손안에 들어왔다는 탄성이 나올 만했다.

아이폰에는 1976년 창업한 애플의 역사와 역량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개인용 컴퓨터인 애플·애플2, 마우스만으로 쉽게 돌아가는 매킨토시, 디지털 음악시장을 연 아이팟과 아이튠즈 스토어는 아이폰에 도전과 혁신이란 유전자를 남겼다. 198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PC를 선보였던 삼보컴퓨터도 사실 애플2 복제품 제조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첫 PC였던 ‘삼성퍼스컴’ 역시 애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아이폰의 한국시장 진입은 쉽지 않았다. 기술표준 등 여러 제약이 풀리기까지 2년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마침내 지난달 아이폰이 출시됐다. 열흘 만에 10만명이나 가입할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한 벤처회사 사장은 출시 당일 아이폰으로 갈아탔다. 20년 가까이 써왔던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꾼 것은 물론 부인과 두 자녀에게도 선물했다. 정치인이나 대기업 회장 등 유명 인사들도 아이폰 사용자라고 떳떳하게 고백한다. 증시에서도 스마트폰 관련주들이 주목받고 있다. 은행권에선 아이폰용 모바일 뱅킹서비스 준비가 한창이고, 증권업계도 아이폰 주식거래 서비스개발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유명 관광지 정보를 담은 아이폰을 공항 등에서 외국인 관광객에게 당분간 무료로 임대해준다고 한다.

아이폰 돌풍은 국내외 얼리어댑터들의 노력 덕이기도 하다. 한국에 앞서 해외서 출시된 아이폰을 사용해본 한국인들의 블로그가 주된 정보원이었다. 심지어 해외여행에서 아이폰을 구입해 국내에 들여온 이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각광받기 시작한 트위터도 아이폰 열풍의 진원지로 꼽힌다.

아이폰에 푹 빠진 사용자들의 체험기를 엿보자. “늘 곁에서 나를 챙겨주는 느낌이 든다. 값비싼 휴대전화라 오해받지만 컴퓨터가 하는 일 거의 다 한다. 노트북은 부팅까지 오래 걸리나 아이폰은 늘 켜져 있고, 몇번 손가락만 놀리면 된다. 아이폰은 늘 주머니나 손안에 있다. 작은 듯하나 어마어마한 차이다.”

게다가 아이폰은 기존 휴대전화와 달리 무선공유기가 설치된 장소에서 무료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지리정보시스템과 연동되면서 지도검색은 물론 현 위치 주변 편의시설 찾기도 손쉽다. 요리법, 넥타이 착용법, 지도찾기, 노래방 가사 찾기, 전자책 등 아이폰을 위한 유료·무료 콘텐츠와 프로그램이 즐비하다.

최근 한 고교생이 무료로 배포한 ‘서울버스’라는 아이폰용 프로그램이 화제가 된 바 있다. 회사나 집 근처 정류장으로 다가오는 노선버스의 현재 위치와 도착 예정 시간을 알려준다. 버스를 타기 위해 추운 겨울 정류장에서 칼바람 맞고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업무는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 맡기고, 실생활 밀착형 정보는 아이폰에게 맡기라는 조언이 그래서 나온다.

아이폰 출시로 그간 지지부진했던 국내 무선인터넷시장이 모처럼 살아날 것 같다. 게다가 세계 최강의 인터넷기업으로 등극한 구글도 내년 초 국내 스마트폰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당장 폐쇄적인 휴대전화 전용 인터넷망에 안주했던 이동통신사들이 전략 수정에 나섰다. 국내 업체들도 정면 승부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토종 포털 역시 모바일 인터넷에서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시장의 확대는 관련 벤처기업과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줄 것 같다. 이래저래 국내 사용자들은 치열한 경쟁에 따른 가격 인하와 서비스를 즐길 일만 남은 듯하다.

홍진석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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