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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리뷰] 무선인터넷 이용료 내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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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1-25 20:15:11 수정 : 2009-11-25 20: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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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핫스팟 찾기 힘들어

가격인하 정부가 적극 나서야
권영선 KAIST교수·경제학
전화기는 음성신호를 전기적 신호로 전환해 상대방의 전화기로 전달하고, 상대방이 보내온 전기적 신호를 음성신호로 전환해 들려주는 전기장치이다. 이러한 통신기능은 19세기 후반 전화기가 발명된 이후 1세기가 지나도록 크게 변하지 않았고 1990년대 중반 무선전화기의 사용이 보편화된 이후에도 기본기능은 음성통신에 머물러 있었다. 현재도 통신기업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음성통화라는 점에서 음성통신의 중요성은 아직도 폄하하기에는 이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선전화기가 보편화된 지 불과 10여년이 지난 지금 휴대전화기는 과거의 음성통신 전용 기기에서 음악과 사진을 교환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이메일을 읽고 보내고, 게임을 하고, TV를 보는 소형 휴대 컴퓨터로 진화돼 가고 있다.

미국의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폰이 국산 스마트폰이 이미 장악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 곧 출시된다고 한다. 아이폰은 사용의 편리성, 세련된 디자인,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무선랜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접속 기능 등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누구나, 특히 젊은 세대가 갖고 싶어하는 스마트폰이다.

아이폰이 성공적으로 국내에서 시장기반을 확보하면 여러 면에서 국내 통신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소비자가 보다 우월한 조건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구매력이 낮은 젊은 세대가 아이폰을 이용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저렴한 가격이나 무료로 무선랜을 이용할 수 있는 핫스팟(HotSpot·인터넷 접속 지점)이 우리 생활공간에 많이 존재해야 한다. 결국 우리 사회에 핫스팟이 증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국내 무선인터넷 이용환경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폰이 성공적으로 시장기반을 확보하기에는 우리나라의 무선인터넷 이용환경이 아직은 척박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는 올해 3분기 현재 6만7800여개의 핫스팟이 존재하고 이 중 64.7%가 무료 이용 핫스팟이다. 따라서 미국에서는 젊은이들이 요금 걱정하지 않고 아이폰을 이용해 멀티미디어 파일을 교환하고 데이터 통신을 즐길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서비스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는 1만3000여개의 폐쇄적 핫스팟이 존재하고 무료이용 가능한 개방형 핫스팟은 아직도 일상 생활공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최근 어느 햄버거 체인을 통해 광고기반의 개방형 핫스팟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곧 시도된다고 하니 다행이라고 본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우수한 통신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우리나라에서 개방형 핫스팟을 주변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모순이고 어찌 보면 우리나라의 통신네트워크는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무선인터넷 이용여건은 지나치게 3세대 이동통신과 와이브로(휴대인터넷)에 의존하고 있고, 높은 이용요금으로 인해 국내에서 무선인터넷은 저소득층이나 젊은 세대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인 것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지방정부가 민간과 파트너십을 맺거나 지방정부의 통신네트워크 자원을 일부 개방해 지역 주민에게 개방형 핫스팟을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에 제공함으로써 소득계층 간 정보격차를 완화하면서 동시에 지역경제발전과 무선인터넷 생태계 발전을 추구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무선인터넷 생태계의 발전은 곧바로 아이폰과 같은 혁신적 단말기의 탄생을 이끌어내고 궁극적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무선인터넷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다.

권영선 KAIST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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