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스포츠 스타의 인기를 실감한다. 이미 국내외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수영선수 박태환이나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만이 아니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유도의 최민호 선수에서 세계신기록을 잇달아 갈아치운 역도의 장미란 선수, 양궁과 베드민턴을 비롯해 ‘우생순’ 재현을 꿈꾸는 여자 핸드볼 선수에 이르기까지 많은 스타들이 찬사와 박수를 받고 있다.
운동선수로서 각고의 노력 끝에 세계무대에 선다는 것은 남다른 도전이자 성취의 역정이다. 명예를 얻고, 경우에 따라선 부귀도 얻을 수 있다. 어린 꿈나무들에게 역할 모델이 되는 영예도 있다. 박세리 키즈와 같이 분야 분야에서 제2, 제3의 스타군단이 뒤이어 탄생할 조짐이 올림픽 열기와 더불어 엿보이고 있지 않은가.
신체적 조건과 기량이 미치지 못해서 그렇지, 가정환경이 좋은 집의 자녀도 할 수만 있으면 운동선수의 길을 서슴없이 택할 수 있는 때가 되었다. 시대가 달라진 것이다. 장미란 선수가 한때는 운동을 한다는 사실을 감추고 싶었다고 고백했지만, 이는 예전 이야기일 뿐이다. 인기 종목이냐 아니냐에 따라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큰 흐름으로 보면 스포츠인의 위상은 날로 높아질 게 확실해 보인다. 대중매체도 그들의 투지와 도전, 자기연마의 과정을 부각시키고 있지 않은가.
스포츠의 기업화 또는 산업화 추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프로구단과 후원 기업 등을 갖춘 야구·축구·농구 같은 단체 구기 종목은 말할 것 없고, 개인 경기 종목에서도 스타 마케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PGA에서 활약하는 최경주나 LPGA에서 뛰는 박세리 같은 선수들은 이미 글로벌화한 개인기업이다.
그들이 받는 상금은 경기 실적에 따라 연간 수십만달러에서 수백만달러에 이르고, 광고료 등 부수입도 어마어마하다. 운동선수를 보살피거나 뒷바라지하면서 먹고사는 사람도 늘어간다. 감독과 코치는 물론이고 물리치료사, 영양사에 조리사까지 따라붙기도 한다. 이들이 사용하는 운동기구나 장비 등 연관 스포츠 산업 등의 홍보효과까지 따져보면 이들의 영향력은 한이 없다.
선수에게 운동은 취미생활이 아니다. 기록 경신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해야 하고 경쟁자들과 피 말리는 승부에 나서야 한다. 그렇더라도 응분의 사회적 관심과 대우만 있다면 그런 도전이 왜 기껍지 않겠는가. 최민호 선수는 운동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아테네 올림픽에서 딴 동메달에 대한 홀대의 아픔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었던 처방이 바로 운동이었던 셈이다.
몰입은 새로운 경지를 열어주기 마련이다. 최 선수가 5경기 연속으로 한판승을 올린 것도 그만 한 내공이 쌓인 결과가 아니겠는가. 온 몸과 마음을 집중한 순간순간이 이미 고통의 질곡이 아니라 삶의 활력을 충전하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오늘의 세기는 기업 경영은 물론 지식이나 기능의 학습마저도 마니아 같은 열정과 몰입이 없으면 높은 수준에 이르기 어렵다. 공부도 스스로 탐구하고 극복하고 성취감을 맛보며 재미있게 해야 진짜 공부다. 몰입과 열정은 상상력과 창의성을 낳고, 더 높은 단계로 전진케 하는 동력이 된다.
스포츠 스타들의 경연이 끝나면 우리의 일상은 어찌 될까. 일터와 교육현장은 과연 신나고 재미있는 일들이, 게임하듯 승부를 걸어볼 일들이 이어질 수 있을까. 올림픽 중계를 보고 싶어도 아예 TV를 외면해야 하는 수험생들, 입시교육에 매몰된 젊은이들에게 지식의 탐구가 재미있고 즐거운 체험이라는 것을 일깨울 소재는 없는 것일까. 스포츠 경기나 게임만큼 극적인 것은 아니라도 투지를 불태우고 승부를 걸어야 할 생활 속 도전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이겨내리라 스스로 다짐해본다. 우리의 가슴을 설레게 한 태극전사들처럼.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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