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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분열과 갈등의 끝은 자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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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지금 지구촌 사람들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인간의 가능성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비록 중국은 이 올림픽 개최를 위해 400억달러(약 40조원)을 쏟아 부었다고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는 오늘의 중국 모습을 전파매체를 통해서 세계에 알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연출한 화려하고 장대한 올림픽 개막식은 물론 선두를 달리는 중국의 올림픽 성적은 중국이 더 이상 ‘잠자는 사자’가 아니라 후진타오 주석의 리더십에 따라 13억 인구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세력임을 다시금 확인해 주고 있다.

중국이 강대국으로서 그 힘을 전 세계에 과시함에 따라 중국과 인접해 살고 있는 우리는 반갑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의 슬픈 역사 때문에 경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보여준 중국의 힘이 올림픽이 끝난 후에 어느 방향으로 옮아가게 될 것인가. 중국의 세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지리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에 대해 패권주의적인 유혹을 느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지금 우리는 티베트와 달리 중국에 종속되지 않고 독립된 국가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인과 대등한 지구촌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국제정치의 역학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우리가 그들보다 먼저 이룩한 산업화를 통해 축적한 국력 덕분이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1대 30이라는 각오로서 단결하지 못하고 지금처럼 계속 분열과 갈등의 덫에 묶여 국력만 소모하게 되면 우리가 비교우위에 있는 모든 것은 머지않아 사라지고 말 것이다.

다행스러운 일은 건국 60년 동안 참혹한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서울을 중심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세계 13위 경제대국을 이룩할 만큼 우리 민족이 우수한 재능을 타고났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과 같은 작은 나라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도 충분히 증명되고 있다. 선수들의 금메달 투혼으로 모처럼 우리 국민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피고 있다. 오랜만에 ‘대∼한민국’이란 외침과 박수소리가 들린다. 올림픽을 통해 일어난 희망적인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

우리가 과거 노무현 정권 때처럼 정치적으로 훌륭한 리더십을 갖지 못하고 분열 속에 갈등을 거듭하게 된다면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우리의 놀라운 잠재력을 사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올해로 환갑을 맞은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비상하지 못한 채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국내 사정은 매우 우려스럽다. 보혁 갈등, 촛불시위, 노사분규 등으로 사실상 나라가 찢어진 상태다. 우리 민족의 우수한 잠재력이 끝없는 분열과 갈등으로 완전히 소진되고 있지 않나 하는 위기감마저 든다.

더구나 갈등을 조정하고 해소해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부추기는 양상이다. 중국이 ‘공산주의 꿈’에서 깨어나 위협적인 성장을 하며, 그 그림자를 주변국에 드리우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파싸움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국회는 출범 석 달이 다 됐지만 원구성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싸움인가. 국민의 눈에 야당은 국민과 국가 발전에 관심이 없고 오로지 이명박 정부를 계속 추락하게 만들어 다음 정권을 잡겠다는 욕심밖에 없는 듯하다. 여당인 한나라당 역시 물 먹는 하마처럼, 퇴화된 집단처럼 아무런 역할도 해내지 못하고 있다. “작은 나라는 단결에 의해서 번성하고, 큰 나라는 불화에 의해서 망한다”는 역사가 살스티우스의 말이 절실히 기억나는 요즘이다.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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