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기능 등서 기대이상 결과… 사람에 적용하려면 과제 산적
지난 29일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하버드의대 대너 파버 암 연구소는 노화가 상당히 진행된 쥐들의 ‘텔로머라아제’라는 효소를 활성화시켜 젊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실험의 핵심은 ‘텔로머라아제로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이는 것’.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에 달린 DNA를 말한다. 이 텔로미어는 마치 모자처럼 염색체를 감싸고 있어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의 중요한 정보가 소실되는 걸 막아준다. 하지만 세포가 분열을 거듭하면 텔로미어가 점점 짧아지고 노화는 빨라진다. 즉, 텔로미어가 짧다는 건 그만큼 늙었다는 뜻이다. 텔로미어의 축소를 막아주는 게 바로 텔로머라아제이다. 텔로머라아제는 텔로미어의 DNA를 복구하는 효소인데, 일반적인 세포에서는 텔로머라아제가 거의 활성화되지 않았다.
연구진이 주목한 건 이 부분이다. 텔로머라아제를 활성화하면 텔로미어가 복구돼 노화를 막을 수 있으리라 본 것이다. 연구진은 텔로머라아제의 촉매 기능을 하는 TERT 유전자를 통해 텔로미어를 복구시켰다.
◇텔로머라아제 활성화 실험을 거친 쥐(왼쪽)와 그렇지 않은 쥐. 오른쪽 쥐는 회색빛이 돌고 듬성듬성 털이 빠져 있지만 왼쪽 쥐는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 ABC방송 화면 캡처 |
실험을 이끈 로널드 드피노 교수는 “이 실험을 시작했을 땐 노화가 지연되거나 잘해야 멈추는 정도를 예상했었다”며 “회춘은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텔로머라아제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텔로머라아제가 세포 안에서 계속 활성화되면 세포 증식이 끊임없이 일어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이번 실험의 대상이 된 쥐들은 심각한 노화상태를 만들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거쳤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노화한 쥐에 대한 실험도 필요하다고 드피노 교수는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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