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금호 '형제의 난'… 전문경영인 박찬법 회장 추대
◇박삼구씨                                    ◇박찬구씨                                   ◇박찬법씨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화학부문 회장을 맡고 있는 박찬구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박삼구 그룹 회장은 28일 오후 서울 신문로 그룹 본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박찬구 회장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에서 해임했다고 밝혔다. 대신 항공부문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전문경영인인 박찬법 부회장을 그룹 회장으로 승격 추대했다. 그러나 박찬구 회장 측은 이에 불복해 법적 대응방침을 밝혔다.

그룹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개최해 대주주 가계 간 협의내용을 토대로 이같이 결정했다. 이로써 25년간 유지돼온 형제 간 공동경영체제가 전문경영인체제로 바뀌게 됐다.

박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그룹을 살리기 위해 이런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4형제 가계는 그룹 계열사 주식에 대해 균등출자하고 그룹회장을 추대해 결속했지만, 최근 박찬구 회장이 공동경영 합의를 위반해 그룹의 정상적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그룹 발전과 장래를 위해 해임조치를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또 “동생인 화학부문 회장을 해임하게 되는 상황에 이른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본인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이사회 결의에 따라 기존 박삼구, 박찬구, 기옥 대표이사 체제에서 박삼구, 기옥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그룹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의 3남과 4남이며, 박찬법 항공부문 부회장은 그룹에서 40년 넘게 근무한 전문경영인이다.

그동안 박찬구 회장은 최근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하고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을 대폭 늘려 대주주 지분 균등비율을 깨뜨려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박삼구 회장 측은 이날 고 박성용 명예회장, 고 박정구 회장 등 두 형의 자녀 지분과 자신 및 아들의 지분을 합친 힘으로 박찬구 회장을 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두 회장이 동반 퇴진함에 따라 형제 승계 전통이 깨지게 됐다. 그룹은 다른 그룹과는 달리 2세 형제들이 가구별로 비슷한 지분을 확보한 채 돌아가면서 경영권을 행사해 왔으며, 그동안 독특한 ‘승계원칙’에 대해 그룹 일가의 미덕으로 내세웠다.

민병오·김준모 기자 eagleeye@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