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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창조의 근원은 책… 적극 지원해야"

입력 : 2013-05-10 18:14:43 수정 : 2013-05-10 18: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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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문화산업진흥원 포럼 과거 외설교수라고 지탄받았던 모 대학 교수가 자신이 쓴 책을 교재로 가져오지 않으면 학점을 주지 않겠다고 해서 사회적인 논란이 됐었다. 교수 사회에서는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식으로 해당 교수를 비난했는가 하면, 학생들 사이에는 “오죽 책이 안 팔렸으면 교수가 그런 강압적인 지시를 했을까”라는 식의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지탄받은 그 교수를 옹호하는 인터넷 댓글도 적지 않았다.

“4000∼5000원짜리 커피값은 아무렇지도 않게 지불하면서 책 한 권 사지 않는 학생들에게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교수의 행위는 그런 학생들에게 깨우침을 주려는 의도가 숨어있을 수 있다”는 식이었다. 대학생들의 소극적인 책읽기의 한 단면이다. 책 안 읽기는 일반인도 마찬가지다.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최로 8일 열린 ‘창조경제 시대, 문화융성을 견인하는 출판 정책’ 포럼. 참석한 패널들은 책의 공공적 성격을 감안해 체계적인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경제가 짜부라지면서 출판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 사회가 긴축하고 시민들이 빠듯한 생활 속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저마다 책 사기를 주저하곤 한다. 책을 만들어 서점에 내다 파는 출판사들의 매출은 평년의 반 토막이 보통이다. 시간이 가면 좀 더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감이 높지만, 경제에 미친 주름살은 좀체 펴질 기미를 보이질 않는다는 분석. 동네서점은 이미 70%가량 없어졌고, 교보문고·영풍문고·서울문고 등 대형 서점들도 경영 압박이 심하다. 그러다 보니 제살깎기식의 출혈 경쟁을 서슴지 않는다. 정가의 10% 내외의 값으로 나온 전자책 또는 절반값에 내다 파는 종이책 등의 사례가 일반화된 현상이다. 그런가 하면 대형 서점들의 책값 후려치기는 여전하다. 정가의 50∼60% 선에서 책을 구입하는 바람에 출판사들은 안팎으로 곱사등이다.

최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최로 열린 ‘창조경제 시대, 문화융성을 견인하는 출판 정책’ 포럼은 작금의 출판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 참석한 패널들은 출판에 대한 각계의 시각 교정을 요구했다. 국민 행복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책의 공공적 성격을 감안해 체계적인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와 대기업이 나서는 책 사기 운동이나, 해외 시장 개척의 적극 지원 등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호 출판문화산업진흥원 원장은 모든 콘텐츠의 근원은 책이라고 했다. 이 원장은 “출판 부문이 전체 콘텐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5.6%”라면서 “창의성과 상상력의 원천인 책을 제외하고 문화 콘텐츠를 논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자신의 창조성과 상상력은 모두 책에서 나왔다고 말한 것처럼, 책이라는 원천 콘텐츠가 풍부해야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파생된다”고 지적한다.

김철범 ㈜아이이펍 대표는 “전자출판 지원센터의 필요성은 전자출판 콘텐츠 특성상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전자출판은 기존의 출판과는 다르게 여러 미디어 콘텐츠와 기술의 융복합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용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산업연구실 연구원은 “출판은 국민 행복 구현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데도 민간 영역으로 한정돼 자생적인 생태계 구조 형성이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출판물이 공공재로서의 가치가 강해지면서 시장실패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부 개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어 권호순 대한출판문화협회 정책이사와 권원순 한국대학출판부협회 이사장 등이 새로운 책읽기 문화 확산을 위해 독서지도사 신설, 공공도서관의 확충, 전통 출판과 전자책 출판의 연계 등의 방안을 내왔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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