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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침략·독도영유권 왜곡…내년 중학생 5만 수업 예상 일본의 교육 현장이 내년부터 한층 더 노골적인 극우 사관으로 물들 전망이다.

일제의 한반도 침략을 미화하고,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한 극우 교과서의 채택률이 지난해에 비해 열 배 이상 치솟았다. 내년부터 약 5만명의 일본 중학생이 수업을 통해 극우의 허황된 주장을 역사적 사실인 양 주입받게 된다. 

일본 민주당 정부는 2009년 정권 초기 동아시아의 역사 화해를 위해 ‘한·중·일 공통역사교과서’를 만들자고 제안했지만, 실제로는 극우 교과서 보급을 묵인 또는 측면지원 하는 ‘이중적 태도’를 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일 2012년도 국공립 및 사립 중학교에서 사용할 교과서의 수요를 집계한 결과 극우단체인 ‘새로운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 계열의 이쿠호샤(育鵬社) 교과서의 점유율이 크게 신장했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각 지역 교육위원회는 지난 8월31일까지 내년부터 4년간 사용될 중학교 교과서 채택 작업을 마무리해 그 결과를 문부과학성에 보고했다.

이쿠호샤의 역사 교과서와 공민(사회과) 교과서는 각각 4만7812권과 4만8569권으로 점유율이 각각 3.7%와 4%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2010년도 채택 수요의 6.6배와 11.6배에 달한다.

이쿠호샤 교과서는 독도와 관련해 “한국에 의한 다케시마 점거는 국제법상 아무 근거 없는 불법점거”라고 기술하고 있으며, 조선 병합 과정을 근대화로 미화하고 있다.

새역모는 올 교과서 채택 과정에서 일제의 침략 전쟁과 동아시아 국가들의 피해를 언급해온 기존 교과서들을 ‘자학사관’이라고 싸잡아 비난하면서 대대적인 ‘애국 마케팅’을 펼쳤다.

이에 제동을 걸어야 할 감독기관인 문부성은 오히려 교묘히 새역모를 두둔하고 있다. 문부성은 오키나와(沖繩)현 다케토미(竹富)섬이 이쿠호샤 교과서 채택을 거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쿠호샤가 아닌 타 출판사 교과서를 채택할 경우 무상으로 교과서를 지급할 수 없다고 통보해 파문이 일고 있다.

문부성 측은 “동일 교과서 채택 지구는 같은 교과서를 채택해야 하는데, 다케도미섬이 이를 무시하고 다른 교과서를 선택하려고 해 유권해석을 한 것뿐”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다케토미섬 측은 헌법상의 무상의무교육 조항에 반하는 것으로 노골적인 극우 교과서 편들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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