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노숙인 태극전사들의 ‘아주 특별한 월드컵’

입력 : 2011-08-17 02:36:32 수정 : 2011-08-17 02:36:32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자활 희망도 쏘고…독도 홍보도 하고… 21일 프랑스 파리에서는 특별한 월드컵이 열린다. 53개국에서 남녀 64개팀이 참여해 7일간 열전을 벌이지만,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

이들은 정정당당한 스포츠를 통해 자립 의지를 일깨우고, 스스로 꿈을 이어가기 위해 세계에서 모인 노숙인들이다.

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홈리스 월드컵에 참가하는 노숙인 축구팀이 연습훈련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빅이슈코리아 제공
우리나라도 8명의 노숙인이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달고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한다. 지난해 브라질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출전이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참가 선수에게 독도와 동해 표기에 대한 외교 활동도 함께 펼칠 계획이다.

16일 서울시와 빅이슈코리아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숙인 축구팀이 21∼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2011 홈리스 월드컵’에 출전하기 위해 18일 출국한다.

2003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홈리스 월드컵은 세계 각국에서 집 없이 거리를 떠도는 노숙인들이 모여 ‘풋살’로 승부를 겨루는 특별한 국가대항전이다. 풋살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공식인증한 실내 축구경기로 4명의 선수가 전후반 각각 7분씩 뛰며, 선수교체 제한은 없다.

이번 홈리스 월드컵 출전은 서울형 사회적기업 빅이슈코리아가 주관하며, 서울시는 훈련 장소와 선수 선발 협조 등을 지원했다. 서울에 있는 10개 노숙인 축구팀을 대상으로 지난 5월과 7월 1, 2차 선발전을 거쳐 실력 있는 8명을 최종 엔트리로 확정했다. 보다 많은 노숙인에게 기회를 주려고 2회 이상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

조현성 노숙인 축구팀 코치는 “우리나라에서 이들은 노숙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위축되고, 사회적으로 소외된 채 살아가야 한다”며 “그러나 축구를 통해 자신감도 생기고 위축되는 모습에서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홈리스 월드컵의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브라질 대회에 참가했던 6명의 노숙인 중 4명은 홈리스 월드컵 이후 자립에 성공했다고 빅이슈 측은 밝혔다.

우리나라 노숙인팀은 20대부터 50대까지 고른 연령층으로 이뤄졌다. 팀의 막내인 김한솔(23)씨는 가정불화로 고등학교 때 거리로 나왔다. 축구선수 출신인 김씨는 “교회에서 자활근로를 하던 중 홈리스 월드컵을 알게 됐다”며 “꼭 좋은 성적을 거두지 않더라도 잊었던 축구를 다시 하면서 일상생활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홈리스 월드컵 참가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자립심을 키우는 것은 물론 독도와 동해 표기에 대한 외교활동도 펼친다.

조 코치는 “대회기간 중에 자기 나라를 홍보하는 시간이 있는데 우리 팀은 독도와 동해가 적힌 수첩을 각국 선수들에게 전해줄 계획”이라며 “이번 대회는 노숙인 개인의 자립심을 키우는 것은 물론 독도 홍보대사 역할도 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