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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설립 이래 최대 위기… 뼈 깎는 쇄신 하겠다”

입력 : 2013-03-08 02:00:01 수정 : 2013-03-08 0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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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세살이… 얼마든지 계좌추적 해도 좋다
서울시교육청 출신 5명 ‘보험용 채용’ 어불성설
이사회·감사기능 제대로 작동 못해 사태 악화
8일부터 서울시교육청 감사를 받는 학교법인 영훈학원의 김하주(80) 이사장은 “(입학부정 의혹 등 영훈국제중을 둘러싼 추문과 관련) 학부모와 국민에게 참으로 송구하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7일 세계일보 기자와 만나 “1965년 학원 설립 이래 최대 위기상황”이라며 “뼈를 깎는 반성과 쇄신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학으로 거듭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영훈학원은 김 이사장 선친인 김영훈 초대 서울시교육감(1985년 작고)이 설립했으며, 1981년부터 김 이사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데 대해 “학교에서 100원 한 푼 받은 적이 없을 정도로 결백하다”며 “검찰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진보교육단체로 구성된 서울교육단체협의회는 전날 “영훈국제중이 입학 대기자나 편입생을 대상으로 2000만원에 달하는 입학 대가를 받는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김 이사장과 학교·재단 관계자를 서울북부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그는 “부모님이 자동차와 반지 등 전 재산을 팔아 세운 학교이고, 나도 전셋집에 산다”며 “얼마든지 계좌추적을 해도 좋다”고 말했다.

‘2010년 재단이사장과 아주 가까운 사람이 사회적배려전형으로 편입학했다’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도 “친·인척 (자녀 입학)민원도 안 들어주는데 무슨 소리냐.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아들 입학(비경제적배려 대상자의 ‘한 부모 자녀’ 기준 충족)으로 촉발된 사배자 전형 논란과 관련해서도 억울함을 내비쳤다. “‘왜 재벌 자식이 사회적 배려 대상자냐’라고 비난하는데, 서울시교육청이 정한 전형 기준에 맞게 들어온 것을 어떻게 하느냐”면서도 “사배자 전형의 취지를 살리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하주 학교법인 영훈학원 이사장이 7일 영훈학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출신 인사 5명을 채용한 것이 교육청의 감사 무마 등 민원 창구용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펄쩍 뛰었다. 영훈학원의 감사 2명(1명은 지난달 사직)과 영훈국제중 교장, 초등·고교 행정실장이 시교육청 출신이다.

김 이사장은 “내부 출신 중에서 앉히려고 했으나 제대로 훈련된 사람이 없어서 교육행정에 정통한 이들을 채용했을 뿐”이라며 “감사도 보수를 받지 않고 비상근으로 있을 뿐인데 ‘보험용 채용’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영훈초등교와 국제중을 중심으로 부쩍 높아진 학교 위상과 교육경쟁력에 비해 학교 운영방식이 뒤따라가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일부 실무 책임자 등의 내부 부조리가 있었지만 학교 명예 실추를 우려해 ‘쉬쉬하고’ 넘어간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이사장이 학교운영에 관여할 수 없게 돼 있는 데다 각급 학교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 관리자들을 믿고 자율경영을 하도록 했다. 하지만 일부 인사가 문제를 일으켰고, 나를 비롯한 이사회나 감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서 사태를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고 말해 학교운영 과정에서 일부 비위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서울시교육청 감사 등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면 자신은 물론이고 관련자들이 철저히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현재 8명인 이사진에 실무형 인사를 늘려 보강하고, 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가에 감사를 맡기는 등 투명한 행정을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이 나이에 무슨 욕심이 있겠나. 설립자의 뜻에 누를 끼치지 않고 학교의 명예와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감사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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