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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학교·어학연수 비용은 넣지도 않고…현실과 동떨어진 사교육비 통계

입력 : 2012-02-17 23:49:03 수정 : 2012-02-17 23: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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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년째 줄었다는데… 학부모는 냉담 2년 연속 사교육비 총규모가 줄었다는 정부의 ‘2011년 사교육비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학부모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학생 수 감소를 감안할 때 1인당 사교육비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인 데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어학연수비 등은 되레 늘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교육 수요가 가장 많은 중학생과 주요 과목의 사교육비는 오히려 증가, 학부모들의 허리가 더욱 휘었다는 분석이다.

◆중학교, 영·수 사교육비 증가…체감 사교육비 ↑

17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07년부터 국가 차원의 사교육비 실태를 조사한 이래 사교육비 총규모는 2010년 처음으로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줄었다. 학생 수 감소분을 감안하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전년도와 같은 수준(24만원)으로 ‘현상유지’에 불과하다.

특히 학교급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를 보면 초등학교에서만 전년보다 1.6%가량 감소했을 뿐 고등학교는 1년 전과 같은 수준이었다.

사교육 수요가 가장 많은 중학생들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5만5000원에서 26만2000원으로 오히려 2.7% 증가했다. 학부모들이 사교육비 감소를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다. 또한 국어와 사회·과학 과목은 사교육비가 줄었지만 사교육의 ‘주범’인 영어와 수학은 전년보다 늘어났다.

특히 수학은 2009년 월평균 6만7000원에서 2010년 6만8000원, 지난해 7만원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영어는 2009년과 2010년에는 각각 월평균 8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8만1000원으로 1.3%가량 늘었다. 국어와 사회·과학은 각각 월평균 2000원, 1000원씩 줄어 1만9000원, 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낮은 과목의 사교육비는 준 대신 영어와 수학은 반대로 늘면서 과목별 사교육비 지표는 오히려 악화된 셈이다.

◆방과후학교·어학연수 비용은 통계에서 빠져

사교육비 통계에는 전국의 초·중·고교생들이 1년간 지출한 ▲학원비 ▲그룹과외비 ▲학습지 ▲인터넷·통신 강의료 등이 포함된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방과후학교는 개인이 부담하지만 ‘공교육’의 범주에 속해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어학연수에 사용된 비용도 조사는 이뤄지지만 사교육비 범주에는 넣지 않는다.

학부모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방과후학교나 어학연수에 지출하는 비용이 적지 않지만 사교육비에는 집계되지 않다 보니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방과후학교 참여율은 전년도보다 1%포인트 늘었으며, 1인당 방과후학교에 지출하는 비용 또한 2010년에 이어 월평균 1000원 늘었다. 학생 1인당 월평균 어학연수에 드는 비용도 2009년 4000원에서 2010년 6000원, 2011년 7000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학부모 최모(42·여)씨는 “매년 정부가 발표하는 사교육비 조사에는 학부모들의 부담이 모두 반영되지 않는다”며 “실제로 학부모들이 들이는 비용에 대한 결과가 아니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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