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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소방장비… 목숨 건 소방관들

입력 : 2012-02-10 01:47:41 수정 : 2012-02-10 01: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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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압·보호장비 노후율 17% 달해
방화복 4벌 중 1벌은 폐기대상
부산시는 소방관의 감전을 막아주는 내전복(耐電服)과 특수방호복, 방사능보호복, 방화두건 보유율이 3∼13%에 불과하다. 소방 장갑은 1896개로 보유율이 41%에 불과한데 그나마도 모두 내구연한을 넘겨 폐기처분해야 한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의 생명을 보호하는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장갑, 헬멧 등 안전장비가 모자라고 상당수는 낡아 폐기 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장비 보유율과 노후율이 큰 차이를 보이고, 심지어 규격에 맞지 않은 장비가 구입되기도 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9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소방관 진압장비·보호장비 노후율은 17.3%(6만319개), 차량 노후율은 19.4%(1482대)다. 화재진압장비인 동력소방펌프는 2740대가 필요한데 1289대(47%) 모자라고, 그나마 433대(29.8%)는 내구연한이 지났다.

방화복은 7.4%(4798개)가 부족한데 23.9%(1만4354개)는 낡아 폐기처분해야 한다. 안전화와 장갑은 필요한 수량보다 각각 21.8%(1만4179개)와 18.7%(1만2182개)가 적은 데다 보유분 중 16.8%(1만2880개)와 25.4%(8849개)는 노후해 처분대상이다. 방화두건은 6만4976개가 있어야 하지만 2만5747개(39.6%)가 부족하다. 특수작업용 보호장비의 보유율은 더 낮다. 방사능보호복은 5310벌이 필요한데 620벌(11.7%)밖에 없고 그나마 3벌 중 1벌(31.6%)은 내구연한을 넘겼다. 내전복도 보유율은 6.4%(340벌)에 불과하며 노후율은 26.5%나 된다.

지자체별로는 부산시가 보유율이 53%(노후율 37.6%)로 가장 낮다. 그 뒤로 강원 61.2%(노후율 22.8%), 경남 62.3%(〃 17.2%), 충남 63.5%(〃 8%), 경북 67.4%(〃 25.9%) 등이었다. 강원도는 286벌이 있어야 할 특수방호복이 한 벌도 없다. 안전화는 보유율이 54.2%이나 절반에 가까운 43.2%가 낡았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소방방재청 규격에 맞지 않는 저가 장비를 구입하기도 한다고 한 지자체 관계자는 전했다. 최근 발생한 화재 사고에서는 규격에 맞지 않는 소방 장갑이 불에 녹아 손의 피부가 벗겨지는 일이 있었다.

소방차량은 사고 위험이 큰 사다리차 190대 중 16대(8.4%)가, 굴절차는 203대 중 18대(8.9%)가 내구연한(15년)이 지났다. 사다리차는 한 대 가격이 수억원에 달해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낡아도 교체하지 못하고 전문가 진단 등에 따라 1∼2년 단위로 연장해 쓴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최근 국회에서 노후 소방장비 일부를 보강할 예산 402억원을 책정하려다 기획재정부가 ‘지자체 예산으로 할 일’이라며 반대해 무산됐다. 소방 장비 확충·교체는 단체장이 의지를 가지고 허리 띠를 졸라매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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