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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화물기 추락 ‘미스터리’…“불났다” 교신 후 9분간 무슨 일이?

입력 : 2011-07-29 02:31:49 수정 : 2011-07-29 02:3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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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4시3분 ‘긴급 교신’→ 4시12분 갑자기 증발
비행고도 비상식적 급강하… 단순 화재 아닌 듯
조종사 과실·기계장치 결함 가능성도 배제 못해
28일 제주 인근 해상에 추락한 B747-400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의 사고 원인이 화재로 추정되면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생겨나고 있다. 현재까지는 기내 화재로 화물기가 조종 불능상태가 돼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불이 났다”는 비상 교신 후 단 9분 만에 비행기가 레이더에서 사라진 점과 추락한 화물기 비행고도가 비상식적으로 급강하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사고 원인이 단순 화재만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륙 후 1시간의 비행행적


국토해양부와 아시아나 발표에 따르면 이 화물기는 이날 오전 3시5분 인천공항을 이륙했다. 이어 군산·목포 등 서해 내륙 상공을 따라 제주 서쪽 해상까지 내려온 뒤 목적지인 푸둥공항으로 가기 위해 기체를 우회했다. “화물칸에 불이 났다”는 교신이 온 것은 바로 이 무렵인 4시3분쯤이었다. 인천공항에서 푸둥공항까지 비행소요시간이 2시간 정도임을 감안하면 전체 비행노선의 중간 정도 지점에서 사고 소식을 알려온 것이다.

이어 화물기는 기체를 우회해 제주국제공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교신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화물기는 9분 뒤인 오전 4시12분쯤 제주도 서해상 130㎞ 지점에서 갑자기 증발했다. 그곳은 제주국제공항을 불과 10여분 남겨둔 지점이다.


◆긴급교신 후 9분간 미스터리


화물기 조종사가 긴급상황을 알려온 4시3분에서 화물기 추락 추정시점인 4시12분 사이 9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의문은 비행고도에서 시작된다. 국토부 발표를 보면 화물기가 레이더에서 실종될 당시 비행고도는 7000∼9000피트로 추정된다. 통상 대형 화물기의 비행고도가 3만5000피트인 점을 감안할 때 추락 화물기는 단 9분 만에 2만6000∼2만8000피트를 하강한 것이다.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항공업계 설명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교신 후 화물기는 착륙을 준비했다기보다는 곧장 추락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형 화물기를 단 9분 만에 추락시킬 정도의 화재가 기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가도 미스터리다. 화물기에는 자동소화장치가 있어 어지간한 화재를 자체 진화할 능력이 있음을 감안할 때 단순 화재로는 이 상황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게 항공업계 설명이다.

제주 해경이 28일 수거한 아시아나항공 소속 보잉 747 화물기 잔해가 함정 갑판에 쌓여 있다.
제주=연합뉴스
◆조종사 과실 또는 기계결함?


화물기 조종사가 과실로 기내 화재가 발생한 지 한참 뒤에야 불이 난 사실을 인지해 초기대응을 못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희박하다는 게 항공업계 분석이다. 기내 화재가 발생하면 조종석 경보음이 울리기 때문에 화재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화물기 기장과 부기장이 공군사관학교 출신으로 기장은 비행시간만 1만4000여 시간에 달하는 베테랑 파일럿임을 감안하면 조종사의 과실보다는 차라리 기계장치 결함이 원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토부도 화재 당시 자동소화장치가 작동됐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기계 장치 결함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공중 폭발 가능성도 있다

추락 화물기는 단순 화재 이상의 상황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항공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화물기 조종사가 비상소식을 알린 뒤 통신 두절이 됐다는 것은 마지막 교신 직후 기내 상황이 이미 통제불능 상태였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정황을 감안할 때 추락 화물기는 원인 불명의 화재가 기폭제가 돼 공중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푸둥공항까지 비행시간 등을 감안할 때 추락 화물기에 절반 이상의 항공유가 남아있던 점을 감안하면 폭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일단 화물기 잔해를 수거해 보면 대략의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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