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당시 통신시설도 피해를 보면서 일본에 친지를 둔 한국인들은 생사조차 확인을 못한 채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이때 일본 현지에 있는 사람들과 한국을 연결해 준 것이 트위터나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전화였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 한·일 간 이동전화와 유선전화 사용량이 최대 91배까지 급증하면서 연결이 지연된 반면 이들 SNS와 인터넷 전화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연결된 것으로 파악됐다.
도쿄에 거주하는 한 유학생(@brightboyjames)은 11일 트위터에 “도쿄에서 유학 중인 동생(22)이 연락 두절됐습니다. 저는 도쿄 대피소에서 연락을 기다리는 중입니다”라며 다급한 메시지를 남겼다. 개그우먼 김미화(@kimmiwha)씨 등 유명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리트윗을 부탁했던 그는 이튿날 동생을 찾았다며 “걱정해 주고 리트윗해주신 분들 정말 감사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동생이 대피소에 있는 동안 휴대전화도 안 되고 전원도 나가서 연락이 안 됐다고 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일본에서 지진 피해를 입은 외국인을 위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트위터에 현지 연락처를 남긴 이용자(@suheeee)도 있었고, “일본에 지인이나 가족 중 국제전화가 안 되시면 연락처를 알려달라. 대신 전화해보겠다”고 한 이용자(@deai_)도 있었다.
인터넷전화도 연결이 잘 되는 편이었다. 남편과 함께 서울에 거주 중인 재일교포 3세 호시야마(28·여)씨는 스카이프와 바이버 등 스마트폰용 인터넷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일본 친정 식구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TV 화면을 보고 피해상황이 너무 심각해 깜짝 놀랐는데, 집에 전화가 안 돼 한참 동안 가슴을 졸였다”면서 “다행히 동생들과 인터넷 전화가 연결됐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이와 관련, “발신지와 수신지를 일대일로 연결하는 일반 전화망과는 달리 인터넷망은 지역 간 그물 구조로 설계돼 트래픽 폭주로 특정 회선 연결이 지연되면 우회 경로를 자동적으로 찾아내는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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