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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에서 코엑스까지 택시비 4만원 '국가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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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0-11-13 15:07:06 수정 : 2010-11-13 1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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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위해 기꺼이 승용차를 포기하고 불편을 감수한 시민이 많았다. 자원봉사에 나서 구슬땀을 흘린 이들도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숨은 일꾼이었다. 하지만 외국인들을 강남역에서 행사 주장소인 코엑스까지 3㎞ 남짓 태워주고 택시비로 4만원을 받은 악덕 택시운전사들도 있었다. 국제적인 나라망신을 시킨 이들이다.

삼성동 코엑스 1층에 위치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5일간 자원봉사자로 나선 한국외국어대 인도어과 2학년생 최인호(23)씨. 그는 12일 “어제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 장면이 내외신 TV로 중계되는데, CNN 방송이 나오는 TV 앞에 외국인이 몰리는 바람에 일부 외신기자는 KBS 중계 TV 앞에 앉아 회견을 지켜봐야 했다”며 “한국어 동시통역 때문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아 외신기자에게 다시 영어로 통역해 줬다”고 뿌듯해 했다.

최씨는 그러면서 외신기자들한테서 들은 일부 택시 운전기사들의 ‘바가지 요금’ 사례를 전하며 속상해 했다. 그는 “강남역에서 택시를 타고 왔는데 요금이 4만원이 나왔다면서 택시 바가지 요금을 문의하는 외신기자들이 여러명 있었다”면서 “같은 한국인으로서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지원요원으로 선발된 대학생 A씨(22)는“회의장 앞 검색 게이트에서 출입 안내를 했는데, 굳이 사람을 배치할 필요 없이 안내 푯말만 설치했어도 될 일”이라며 “G20 상식과 영어회화능력이 선발기준이었는데, 실제 하는 일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고 불평했다.

일부 이같은 흠에도 자원봉사자들은 5일간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소개했다.

외신기자 지원 임무를 맡은 박소영(21·여)씨는 “휴학 중 이런 큰 행사에서 일하는 기회를 얻은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전 6시까지 출근하려고 새벽같이 일어나 힘들었지만 정상회의 소식이 전 세계에 타전되는 데 작게나마 기여해 기쁘다”고 했다. 뉴욕대에서 미디어를 공부하는 그는 “현장에서 일하는 각국 언론인 모습을 보면서 졸업 후 진로를 설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며 “통역을 도운 인연으로 브라질 정부 관계자와 친해졌는데, 미디어 전공자가 걸을 수 있는 다양한 길에 대해 조언을 들은 건 뜻밖의 소득이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어 안내를 맡은 대학 4학년생 장상엽(25)씨도 “전공을 실전에서 활용할 기회여서 의미있었다”며 “함께 일한 다른 봉사자들과도 친해졌는데, 오늘이 마지막이라니 서운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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