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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서 선생님 대접… 원래 교사 꿈 이룬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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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3-08 22:12:03 수정 : 2009-03-08 22: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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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프로거’ 현진희씨 “원래 꿈이 교사였어요. 살림만 하다가 그 꿈을 잊고 있었는데…. 이제 블로그에서, 문화센터 강좌에서 선생님 소리를 들으니 꿈을 이룬 거죠.”

‘베비로즈’ 현진희(45·사진)씨의 블로그(blog.naver.com/jheui13)에는 하루 평균 3만5000여명의 방문객이 찾는다. 누적 방문자 수만도 2200만명에 달한다.

‘제2의 마사 스튜어트’(미국에서 ‘살림의 여왕’으로 불리는 리빙옴니미디어 회장)를 꿈꾸는 그의 블로그 입문은 ‘둘째아이의 아토피’라는 아주 평범한 이유로 시작됐다. 아토피 정보를 찾기 위해 주부들이 많이 모인 카페에 가입했다가 살림법과 요리, 교육에 대한 질문들에 답해 주면서 ‘명성’을 쌓은 것.

처음에는 아침·저녁 식사로 준비한 요리들을 요리과정 없이 사진만 올렸다. “어떻게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조리법까지 올리게 됐고, 평범한 재료로 다양한 식단이 계속 나오자 “도대체 냉장고에 뭐가 들었느냐. 냉장고 좀 보고 싶다”는 요청에 따라 냉장고 사진도 올렸다. 비싼 수납 용기 없이 주변의 박스와 빈 통으로 만든 수납 실력에 또다시 ‘비법 공개’ 요청이 쏟아지면서 ‘살림과 요리의 유명인사’가 됐다.

현씨에게 제품 노출과 광고를 제안하는 가전제품과 식품업체도 많다. 하루 한 번 꼴로 업체에서 ‘제휴 전화’를 해온다. 이 같은 현씨의 광고 덕분에 ‘쓰러져 가는 중소기업을 살린 케이스’도 있다. ‘떼돈’을 벌 수 있는 ‘직업’ 같지만 ‘신뢰’를 먹고사는 블로거들에게 기업과의 제휴는 양날의 칼과 같다. 몇 년간 쌓은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현씨에게도 ‘뼈아픈 기억’은 있다. 그는 이후 만들어 가는 요리를 더욱 강조했고 이제 완제품 음식 마케팅 제의가 들어올 때는 바로 거절한다. 제품도 본인이 직접 써서 확신이 있거나 시장조사를 통해 만족도에 대한 자신이 없으면 거절한다.

5년 동안 글을 연재하면서 소재 고갈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어느날은 하루 종일 요리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차별화된 정보, 나만의 노하우, 꾸준한 포스팅, 이 삼박자를 갖춰야 해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즐기면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제2의 베비로즈를 꿈꾸는 블로거들을 위한 충고다. 대충 들은 것, 불규칙한 글쓰기는 오랜 기간을 두고 형성된 믿음을 깨트릴 수도 있다. “집안일은 정말 끝이 없죠. 그런데 그걸 아는 사람들은 주부밖에 없잖아요. 이제 블로그를 통해 내가 하는 집안일이 정당한 노동으로 인정받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삶의 활력이 됐어요.” 현씨는 블로그를 하면서 갖게 된 진정한 가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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