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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장터는 '북적 북적'… 전통중고시장은 '죽을맛'

입력 : 2009-01-20 09:45:46 수정 : 2009-01-20 09: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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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중고품시장도 양극화
서울 황학동시장 손님 뚝… 이틀걸러 한집 도산
옥션 등 작년 12월 매출 전년보다 600%나 늘어
◇19일 서울 중구 황학동 중고시장에 팔리지 않은 재고 물품들이 빼곡히 쌓여 있다.
김혜지 인턴기자
한 푼이 아쉬운 불경기에 사람들이 ‘중고시장’으로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 중고시장도 시장 나름이다. 인터넷을 통한 물품 구매가 늘면서 온라인 중고시장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반면 황학동 시장 같은 오랜 전통의 중고 시장은 줄줄이 도산 위기에 놓였다. 중고시장도 ‘양극화’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서울 중구 황학동 중고매장 골목은 주인을 기다리는 재고 물품이 빼곡히 쌓인 채 오가는 사람이 드물었다. 특히 불황에 폐업하는 식당이 늘면서 주방용품이 크게 늘었으나 구매자가 끊긴 지 오래다.

이 일대에서 42년째 중고물품을 판매해 온 허모(62)씨는 “98년 외환위기 때는 퇴직당한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 식당이나 가게를 차리려고 나서 중고시장이 호황이었는데, 지금은 재기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경제가 어려운 모양”이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줄더니 이젠 몇 천원짜리 주방용품을 사 가는 손님 밖에 없다”고 한숨지었다.

다른 중고매장 주인 조정섭(54)씨는 “이맘때면 도로변에서 용달차가 계속 물건을 실어 나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은 텅텅 비어 있다”며 “인건비에 자릿세까지 하면 본전도 못 찾을 정도니 주변 상가도 희망이 없다고들 한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임차료를 내지 못해 문을 닫은 곳이 부쩍 늘었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황학동 일대 점포 가운데 지난달 15곳이 가게를 내놓은 데 이어 이달 들어 벌써 6∼7곳이 폐업 대열에 합류했다. 이틀 걸러 한 집이 문을 닫는 셈이다.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게가 줄줄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중고 주방용품을 다루던 사람들이 계속 가게를 내놓고 있는데, 매도건과 매수건 비율이 10대 1도 안 된다”고 말했다. 고전적인 중고시장이 고전하는 사이 온라인 중고시장은 ‘불경기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인터넷 구매 사이트 옥션의 ‘중고장터’의 지난해 12월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00%나 폭증했다. 도서·음반은 660%, 휴대전화기와 생활가전품은 300% 이상 증가했다.

G마켓 ‘중고재고 시장’도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컴퓨터 관련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0% 증가했으며 소형 가전이나 주방용품 등도 103% 늘었다.

300만명 회원의 인터넷 중고 카페 ‘중고나라’는 지난해 12월 한 달간 신규 가입한 회원이 18만명을 넘어섰으며 이달 들어 10만명가량이 새로 가입했다. 하루 방문자 수가 평균 60만명인데, 최근 방문이 급증하면서 최고 12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거래를 위한 글도 하루 평균 6만건에서 최근 8만건으로 늘었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인터넷 기반 상거래가 확산되면서 중고시장 유통 채널도 점차 온라인화하고 있다”며 “인터넷상 중고거래는 주로 젊은 층이 용도가 다하지 않은 물건을 내놓고, 더 나은 것으로 바꾸다 보니 교체 주기가 빨라 오프라인 시장에 비해 성장이 빠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김혜지 인턴기자(한림대 언론정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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