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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가 ‘한자사전’ 돌풍 거세다

입력 : 2007-12-07 17:40:07 수정 : 2007-12-07 17: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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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진 교수의 ‘우리말… 속뜻사전’
단어 유래·쓰임새 쉽게 풀어써 인기
출간 한달만에 3000부 ‘매진’ 기염
◇성균관대 전광진 교수가 5일 자신이 저술한 ‘우리말 한자어 속뜻 사전’을 펼쳐보고 있다.
어렵고 딱딱하다고 알려진 한자 사전이 베스트셀러로 등장했다.

처세술 등 실용서적이 강세를 보이는 서점가에서 사전이, 그것도 한자 사전이 돌풍을 일으키기는 이례적이다.

5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성균관대 전광진(52·중문학) 교수의 ‘우리말 한자어 속뜻 사전’(LBH 교육출판사)은 지난 10월 30일 출간된 뒤 한 달 만에 초판 3000부가 모두 매진되는 기록을 세워 교보문고 사전부문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다. 밀려드는 주문에 출판사는 2쇄와 3쇄 5000부 제작에 들어간 상태다.

전 교수의 한자 사전이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출판업계는 LBH(Learning By Hint) 교수학습법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LBH 학습법에 대해 전 교수는 “학생들은 교과서의 어려운 한자 단어들을 무작정 외운다”며 “LBH 학습법은 낱낱의 한자가 무슨 뜻이며, 그것이 단어의 뜻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지를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한 새로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고유한 뜻풀이를 통해 한자 단어의 유래와 쓰임새를 쉽게 설명한 것이 어필했다는 것이다.

책을 구입한 독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특히 일선 학교 교사들 사이에선 마니아 층이 생겨날 정도다.

서울 구로구 개봉중학교의 한 교사는 “사전을 활용해 가르친 결과 3주 만에 학생들 점수가 평균 42점에서 96점으로 오르는 등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며 “이 책을 기본으로 삼아 새로운 수업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전 교수에게 보냈다.

나라신용정보 등 기업체들도 연말 직원 선물용으로 나눠주기 위해 사전을 대량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5만8000개 단어, 2000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사전은 전 교수가 1995년 집필에 들어가 12년 만에 출간됐다. 우여곡절이 적지 않았다.

인건비 등 재정적인 부담으로 6년 전부터 출판사들과 가계약을 시도했지만 수익성이 없다며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결국 전 교수는 올 9월 자신의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아 직접 출판사를 차렸다. 그는 “학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해보니 호응이 있었고, 과외를 하는 제자들이 학생들에게 같은 방법을 적용해 가르친 결과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며 “사전설문조사와 예비시장조사를 했기 때문에 출판 성공을 자신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그동안 우리 학생들은 한자를 읽을 줄만 알지 뜻을 알지 못해 학력 저하가 지속됐다”며 “앞으로 LBH 학습법을 전국에 전파해 학생들의 학력 향상에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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