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장관의 요청은 사실상 미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우리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이 아프간 대테러전을 지원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이츠 장관은 지난 4일 펜타곤(미 국방부)에서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을 만나 “자이툰 사단의 이라크 파병에 감사하고 성공적으로 임무 수행을 마친 데 축하한다”면서 “아프간 군 양성을 위해 한국(군)의 지원을 요청한다”고 말했다고 김 의원이 전했다. 김 의원은 “군인 또는 경찰을 파견해 달라는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20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도 이와 관련된 미측의 입장이 논의된 것으로 확인돼 게이츠 장관 발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지난 13일에는 미 국방부 당국자가 워싱턴 주재 한국특파원 간담회에서 최근 아프간 군 당국자와 만나 재건사업, 개발, 치안문제에 대한 국제적 지원문제를 논의했다고 소개하고 “아프간 경찰과 군대를 훈련시켜야 한다는 아프간 측의 강한 요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미국이 한국 정부에 아프간 치안분야 협력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15일 “미국은 한국에 아프간과 관련해 공식적이고 구체적으로 특정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7월 발생한 ‘아프간 한인 피랍 사건’을 계기로 형성된 아프간 파병 반대 국민정서를 무시할 수 없는 데다 동맹인 미국의 요청을 못 들은 척하기 어려운 정부가 향후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현재 아프간에는 정부가 파견한 민간 및 군 의료진, 직업훈련 전문가, 경찰 요원 등 30명 내외로 구성된 민간 지방재건팀(PRT)이 활동 중이다.
박병진·이강은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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