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15일(현지시간) 중국 등 5개국 국방백서에 제시된 통계를 바탕으로 작성한 보고서 ‘아시아 국방비 2000∼2011’을 발표했다. 아시아 전체에서 이 5개국 국방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87%에 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5개국의 국방비 지출 총액은 지난해 2240억달러로 2000년에 비해 거의 2배로 늘었다.
중국은 최근 항공모함 ‘랴오닝호’를 취역시키고 스텔스 전투기 ‘젠(殲)-18(J-18)’ 개발에 나서는 등 미국과 군사경쟁을 노골화하고 있다.
일본도 경제위기에 따른 상실감과 차기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선동으로 극우주의가 노골화하고 있어 군사력 증강에 박차를 가할 공산이 크다. 일본은 2000년 400억달러에서 2011년 582억달러로 45.5% 늘어났다. 군인 1명당 비용(급여, 훈련, 장비 등)은 2011년 기준 23만8000달러로 5개국 중 가장 많았다.
반면 한국의 국방비는 2000년 171억달러에서 2007년 301억달러로 정점을 기록한 뒤 줄어 지난해에는 286억달러에 머물렀다.
한국을 제외하고 4개국은 2005년 이후 국방비 지출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국방비 증가율은 2000∼05년 12.1%에서 2005∼11년 14.5%로, 같은 기간 인도는 2.2%에서 4.8%로, 일본은 0.6%에서 6.0%로, 대만 -1.2%에서 4.3%로 늘어났다. 한국은 6.9%에서 3.0%로 증가율이 떨어졌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수치만을 인용했을 뿐이어서 중국이 실제 쓰는 비용 규모는 더욱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중국의 2011년 국방 예산이 1422억달러인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의 국방비 항목별로는 2000∼11년 인건비가 5.4%, 운영 및 유지관리비가 6.1%, 2000∼10년 획득비용이 1.9%, R&D 비용이 6.3% 상승했다. 한국의 획득비용과 R&D 비용은 지난해부터 한 항목으로 합쳐졌다.
보고서는 유럽 국가의 국방비 지출이 꾸준히 감소하고 병력도 크게 줄고 있어 올해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보다 적을 것으로 추산했다. 가이 벤아리 방위산업분석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불확실한 안보상황과 해상 영토 분쟁이 각국 군비 지출을 더욱 가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박희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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