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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픔 함께한 한국과 인연 만들고 싶다”

입력 : 2011-06-12 19:06:38 수정 : 2011-06-12 19: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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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재민용 가설주택 주문위해 방한 히로쓰네 회장 일본 ‘링커스트래이딩’의 히로쓰네 요시오(廣常良雄·69) 회장. 그는 대지진과 원전 재앙에 고달픈 하루하루를 보내는 일본 이재민의 보금자리를 짓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일본인 사업가다.

그가 7만여채의 가설주택을 한국 기업에 주문하기 위해 방한했다. 한·일 과거사의 아픈 상처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대재난에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국인에게 보답하기 위한 차원이다.

일본 이재민들을 위한 가설주택을 한국 기업에 주문하기 위해 방한한 일본 ‘링커스트래이딩’의 히로쓰네 요시오(廣常良雄) 회장. 그는 “곤경에 처한 일본 국민을 도와준 한국인들에게 조그만 답례라도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히로쓰네 회장은 12일 리츠칼튼 호텔 서울에서 세계일보 기자와 만나 한국과 새로운 ‘인연’을 쌓아가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목소리엔 힘이 있고 정열이 넘쳤다.

그가 말하는 인연이란 특별한 게 아니다. 한국과의 묵은 앙금을 털어내고 민간 차원의 끈끈한 협력으로 나아가는 노둣돌이 되겠다는 바람이다.

“먼저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일본과 한국 간의 과거 여러 좋지 않은 기억을 넘어서서 곤경에 처한 일본 국민을 도와준 한국인의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래서 일본 국민의 한 사람으로 조그만 답례라도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품질 좋은 미국이나 캐나다, 대만산 또는 값싼 중국 제품을 마다하고 한국에서 가설주택 수만채를 주문하겠다고 했다.

고통받는 일본 동북 지방 이재민들이 임시로 들어가 살 집을 주문하러 온 것. “사업가로서의 이윤에 앞서 한국과 인연을 맺기 위해 달려왔다”고 했다.

“살가운 이들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우리 국민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더운 여름날 온 가족이 학교 강당이나 마을회관 같은 집단수용소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한 채 함께 지내는 것을 보면 가슴 아파요.”

그가 운영하는 기업은 주택과는 거리가 있는 태양광 발전 등 그린에너지 분야가 주력이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먼저 한국을 수차례 방문해 가설주택 관련 파트너를 구하러 다니는 수고를 자청했다.

히로쓰네 회장과 참모들은 한국산 자재의 품질과 기술력을 평가하고 검토한 끝에 한국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수입하기로 결심했다. 일본 지자체가 발주한 7만여채 가운데 상당 부분을 한국에서 들여가기로 했다고 한다.

“일본에는 집을 잃고 절망하고 있는 주민들이 아직도 20만명 이상이나 됩니다.”

그는 다음주부터 차례로 경남 김해에 소재한 ㈜대교엔지니어링(대표 남상권), 포스코 거래업체들과 정식 수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히로쓰네 회장은 1995년 한신대지진 당시에도 민관이 함께 발족한 ‘한신아와지재해부흥협회’의 사업본부장을 맡아 재해복구 사업에 두루 참여한 경험을 갖고 있다.

당시 그는 한국에서 500여채를 주문해 공급할 정도로 한국 업체를 신용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일본 정부가 좀더 신속하고 결단력 있게 복구 방안을 수립했더라면 가설 주택 공급 사업도 좀더 빠르게 진척돼 국민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줄여줬을 텐데 아쉽습니다.”

일본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은 히로쓰네 회장은 “저도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열렬한 한류팬”이라면서 한국의 여러 기업이 도와주기를 간곡히 부탁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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