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세계는 지금] ‘세계의 굴뚝’ 中, 어느새 그린에너지 선두 도약

관련이슈 세계는 지금

입력 : 2010-12-05 17:37:15 수정 : 2010-12-05 17:37:1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세계 풍력발전 투자 절반 중국서… 온실가스 감축에 자신감
재생에너지 분야서 美 제쳐… 역전 당한 美·유럽 ‘발등에 불’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2007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탄소배출국가가 됐다. 하지만 중국은 수년간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탄소배출의 책임을 미국 등 선진국에 떠넘겼다. 그런 중국이 칸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총회를 앞둔 지난달 돌연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거나 협약을 주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중국은 재생에너지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에너지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중국이 탄소 에너지 시장을 대체할 재생에너지 시장에 시나브로 발을 들여놓더니, 어느덧 이 분야에서 선두 주자가 됐다.

◆그린에너지 시대 이끄는 중국

중국 네이멍구와 신장 자치구의 황량한 땅에는 나무 대신 하얀 기둥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바람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거대한 풍차들이다. 수백여기가 세워진 이곳에서 중국은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값비싼 전기를 거둬 들이고 있다. 거센 모래 바람이 부는 쓸모없는 땅으로 보이던 이 지역이 마치 황금 과수원처럼 바뀐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30일 국제 컨설팅 업체인 언스트앤영의 발표를 인용, 중국의 풍력발전량이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4분기 재생에너지 산업 분야에서 미국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선두주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언스트앤영의 ‘재생에너지 국가별 매력도 지수’에서 중국은 지난 3분기 2점 차로 미국을 처음 앞질렀으며, 4분기엔 71점을 기록해 66점을 받은 미국을 5점 차이로 제쳤다. 미국은 중국에 정상을 빼앗기기 전까지 2006년부터 4년간 줄곧 이 분야 1위 자리를 지켰다.

언스트앤영의 에너지·환경 산업 분야 자문 책임자인 벤 워런은 “중국은 다른 국가와 차이를 벌리고 있으며, 국가 경제성장 계획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특별히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2분기 중국은 풍력 산업에만 10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는 세계 투자 규모인 205억달러의 절반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는 중국 당국이 재생에너지 산업에 얼마나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태양광 산업 분야 개발에서도 중국은 속도를 내고 있다. 오래전부터 석탄을 생산한 중국 북서부 산시성의 광업도시 위린은 청정 도시로 탈바꿈 중이다. 위린시는 170㎢에 달하는 대체연료 산업 단지를 조성하고 올 들어 이곳에 92㎿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시설을 설치했다.

IEA는 중국이 향후 10년간 풍력, 태양열, 원자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분야에 3750억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애초 2020년까지 재생에너지 생산 비중을 15% 높일 예정이었으나, 성장세가 지속되면 비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급성장에 선진국 깜짝

중국은 마치 개구리가 점프하듯 불과 2년 만에 풍력발전의 선두 주자인 덴마크, 독일, 스페인, 미국을 모두 제치고 세계 최대 풍력 터빈 생산국으로 솟아올랐다. 중국의 이 같은 급성장에 미국과 유럽이 놀라고 있다.

재생에너지 국가별 매력도 지수가 발표된 다음날인 1일 스티븐 추 미국 에너지 장관은 “스푸트니크 국면”이라며 중국의 약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스푸트니크는 구 소련이 쏘아올린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으로, 추 장관은 중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이 미국을 추월한 것을 냉전시절 우주경쟁에서 미국이 구 소련에 일격을 당하고 충격에 빠졌던 사건에 비유해 그 심각성을 표현했다. 경기침체를 겪는 미국의 재생에너지 투자 규모는 4분기 들어 45%나 줄어들었다. 추 장관은 재생에너지 분야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재생에너지 시장의 강자였던 유럽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럽 최대의 벤처캐피털협회인 EVCA는 유럽연합(EU)에 향후 10년간 에너지효율을 20% 향상시키는 법률을 제정하고 지나치게 장기적인 에너지 계획을 손볼 것을 요구했다. 또 재생에너지 산업의 연구·개발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EVCA는 3분기 중국의 재생에너지 투자 규모가 135억달러인 데 비해 유럽은 84억달러에 불과했다고 질타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
  • 이다희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