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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국경없는 국가’ 꿈꾼다

입력 : 2010-07-29 09:58:18 수정 : 2010-07-29 09: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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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5억의 ‘대국’…지도자·영토는 없지만 실생활 유대관계 끈끈
거대하게 몸집을 불린 인터넷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사이트가 국가 권력에 도전할 수 있을까. 사용자가 5억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SNS인 페이스북이 점점 국가의 모양을 갖추고 그렇게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아직 전통적 의미의 국가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설립자인 마크 주커버그 역시 국가 지도자가 아니다. 독립적인 영토는 물론 경찰과 군인 등 공권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가입·탈퇴에 제한이 없고 주권이나 시민권, 의무도 없다. 그럼에도 일부 전문가는 페이스북이 국가와 비슷한 특징을 이미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페이스북은 일단 ‘인구’면에서 기존 국가를 압도한다. 페이스북 가입자는 5억명으로, 실제 국가라면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위 인구대국이다. 온라인에서 친교 활동하던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점차 오프라인 접촉을 늘리며 실생활에서의 유대관계를 다지고 있다.

페이스북은 독자적인 경제체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 도입된 페이스북 크레디트는 사용자들이 국가별로 다른 통화에 구애 없이 온라인 상에서 자유로운 상거래를 하도록 돕는다. 페이스북 측은 매 거래마다 30%의 ‘세금’도 징수한다.

정치체제도 서서히 모습을 갖추고 있다. 페이스북 운영 방식과 정책 결정은 운영자 자의로 하는 게 아니다. 회원 포럼을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약관 변경 등 주요 결정은 온라인 투표에 부친다.

페이스북은 벌써 ‘외교’마찰을 빚기도 한다. 중국 정부는 페이스북의 가상통화가 위안화에 충격을 줄 것을 우려해 페이스북 크레디트의 오프라인 거래를 중단했다.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는 페이스북이 살인범 찬양 게시물까지 허용하면서 영국 정부와 갈등하기도 했다. 중국과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는 정치·종교적 이유로 페이스북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 일도 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이 전통적인 개념의 국가에 도전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한다. 템플대학 데이비드 포스트 교수(법학)는 “페이스북은 근대 민족국가와 비슷하게 사람이 모이게 하고 스스로 운명을 결정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정치학자 베네딕트 앤더슨은 “페이스북은 상상 속 공동체”라면서 “사람들은 그 속에서 수백만명의 익명 동료·시민과 유대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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