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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주도권 잡자” 물밑 기싸움

입력 : 2009-09-25 20:42:29 수정 : 2009-09-25 20:4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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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대화 왜 늦어지나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의 평양 방문 이후 급물살을 탔던 북미 대화 재개 분위기가 조정 국면을 거치고 있다. 이번 주 유엔총회 기간 미 정부 당국자와 북미 대화 조율에 나선 한국의 고위 당국자는 “미국 측 얘기를 반복하면, 아직 북한과의 접촉 여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이 금방 성사될 것 같았던 최근 분위기와는 사뭇 달라진 양상이다. 무슨 이유일까.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북미 간 물밑 조율 과정이 순탄치 않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대북 양자 대화 방침을 확정한 뒤 북미 ‘뉴욕채널’(유엔 대표부)을 통해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일정 타진에 나섰으나 북측이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은 방북단을 이끌 보즈워스 대표의 북측 상대역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움직일 수 있는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을 원하고 있으나 북한은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정부 내에는 보즈워스 대표의 평양행이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으며 자칫 북한에 이용당할 수 있다는 신중론이 존재한다.

소식통은 “미국이 북미 협상을 서두르는 인상을 주는 것은 협상에 도움이 안 된다는 차원의 전술적 판단도 있다”면서 “과거처럼 북한이 협상을 주도하는 관행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양자 대화를 앞두고 전개되는 양측의 주도권 싸움이 접촉 시기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다른 6자회담 참가국 간의 조율을 위해서도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대화는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고 비핵화 약속을 지키도록 하기 위한 것일 뿐 협상하는 게 아니라고 미측은 설명한다”면서 “하지만 북미 대화에서 미국이 북측과 어느 정도까지 대화할 것이냐는 문제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등은 북미 대화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여러 차례 거듭될 경우, 북미 대화가 북미 협상의 수준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당국자는 “북미 대화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책도 논의 중”이라면서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들을 조율하기 위해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은 25일부터 한국, 일본, 중국 등을 순방한다.

다음 달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북한 방문도 미국이 대북 접촉 속도를 늦춘 요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최근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한 원자바오 총리의 긍정적 역할을 기대했다. 북미 대화 여건이 좀 더 성숙해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워싱턴=조남규 특파원 coolm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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