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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판 미네르바 사건, 블로거 프라이버시 보호 첫 판결

입력 : 2009-06-17 13:26:19 수정 : 2009-06-17 13: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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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찰 블로그인 '나이트 잭'운영자 실명 보호권리 없어  영국에서 익명으로 활동하는 블로거들은 실명보호를 받을 권리가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는 인터넷 블로거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관한 첫번째 판결로 국내에서 미네르바가 포털 다음의 ‘아고라’에 경제논평을 게재, 사회 경제적 파장을 몰고왔던 사건과 유사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국 고등법원은 '나이트 잭' 블로그를 운영해 온 현직 경찰의 익명성 보호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기념비적 판결’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앞서 랑카셔 경찰대의 형사인 리차드 호턴(45)경관은 타임스가 그의 실명을 공개하자 이를 금지해달라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나이트 잭’은 영국 경찰들이 익명으로 정보를 폭로하거나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는 블로그이며 호턴은 지난 4월 영국의 권위있는 상인 조지오웰상을 받았다. 오웰상은 ‘정치적 글쓰기를 예술로 승화한다’는 조지 오웰의 말을 슬로건으로 1994년부터 영국 내 뛰어난 정치 저작물을 선별해 출판분야와 저널리즘분야로 나눠 상을 수여해왔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은 그가 검찰 기소와 신원공개로 이어질 수 있는 어린이 성폭력 사건에 관련된 정보를 이용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

 그의 블로그는 사회 정치 문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포함해 일선 치안의 비밀스런 현장에 관한 얘기도 담겨져있다. 호턴 경관은 많은 중량급 정치인들을 비판하고 조롱했는가하면 일반인에게는 경찰조사를 받을때 경찰관 모두에게 불평하고 법 체계을 존경심을 보이지 말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또한 이 블로그에는 호턴경관이 다루고 있는 사건들에 관한 일화가 게재돼 있으며 일주일에 50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큰 인기를 모이기도 했다. 이름과 장소가 익명으로 처리됐지만 실제 검찰의 기소조치로 이어져 실명이 공개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블로그운영이 근본적으로 사적이라기보다는 공적인 활동이기때문에 호턴경관이 익명보호를 받아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호턴경관이 실명공개여파로 규율위반에 따른 징계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규율을 위반한 경관을 보호하는 게 법원의 역할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주춘렬기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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