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미국과 세계 경제 위기의 해결사로 부상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비단 미국 경제정책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경제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서머스 위원장을 심층 분석해 본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제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비단 미국 경제정책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경제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서머스 위원장을 심층 분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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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 정부의 ‘경제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경제위원장. 세계일보 자료사진 |
로런스 서머스(54) 백악관 경제위원장은 오바마 대통령 정부의 재무장관 자리를 놓고 티머시 가이트너 현 장관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서머스 위원장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정부에서 재무장관과 부장관을 지냈을 때 가이트너는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결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맡고 있던 가이트너를 장관에 임명하고, 서머스에게는 경제위원장을 맡겼다. 미국과 세계 경제정책을 투톱 시스템으로 끌고 가겠다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구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국가정보국장으로부터 세계 안보정세에 관한 일일 정례브리핑을 받듯이 경제문제에 대한 브리핑을 받기로 했다. 경제브리핑의 책임은 서머스 위원장이 맡았다. 이는 곧 그가 미국의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백악관 경제위원장이라는 자리는 대통령이 얼마나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그 역할이 판이하게 달라진다. 서머스 위원장은 백악관의 웨스트 윙에 자리를 잡고 수시로 오바마 대통령과 경제정책을 조율하고 있다.
미국 경제의 조타수로는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포진하고 있다. 가이트너 장관은 미국의 재정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통화정책을 총괄한다. 버냉키 의장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2010년에 임기가 끝난다.
이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 정부에서 버냉키 의장의 정치적 무게감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금융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이 세계의 경제대통령으로 군림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버냉키 의장이 내년에 물러나면 그 자리를 서머스 위원장이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미국 금융계에 널리 퍼져 있다. 그가 재무장관 대신 국가경제위원장을 맡은 이유도 FRB 의장 교체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머스 위원장은 재정, 통화정책뿐 아니라 산업, 통상, 농업, 주택, 노동 등 경제 전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최근 “서머스 위원장이 웨스트 윙 2층 집무실에서 하루에 100여 가지에 이르는 경제 현안을 처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버드의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는 “모든 것이 서머스의 책상 위에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 위원장은 가이트너 장관과 함께 미국 자동차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고 있다. 파산 위기에 직면한 GM과 크라이슬러의 운명이 이들 두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 또 세계경제 위기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 출범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관련 업무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그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G20 회원국들이 정부의 재정지출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독일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서머스 위원장의 경기부양책 추진 요구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달라진 서머스 위원장
서머스 위원장은 머리가 좋지만 거만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남의 말을 듣기보다는 상대방에게 자기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는 스타일이었다. 이 때문에 불도저 또는 독불장군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런 서머스 위원장이 오바마 정부에서 일하면서부터 완전히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상대방의 얘기를 조용히 듣고, 자기 목소리를 가급적 낮추고 있다. 뉴스위크 최신호는 “새로운 서머스가 출현했다”고 지적했다.
서머스는 특히 요즘 어떤 얘기를 꺼낼 때면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을 수 있지만”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고 뉴스위크가 전했다. 서머스 위원장이 과거에는 “나는 이 문제에 대해 83% 확신한다”는 식으로 말했던 것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머스 위원장을 놀려주려고 “83% 확신하는가요, 아니면 82.5% 확신하는가요”라고 묻곤 한다고 이 주간지가 보도했다.
서머스 위원장은 의원들과의 관계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클린턴 전 대통령 정부 시절에 의원들을 귀찮은 존재로 취급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서머스 위원장은 이제 오바마 대통령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의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의회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린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최근 서머스 위원장에게 저녁식사 시간에 전화를 걸자 서머스 위원장이 만사를 제쳐두고 의회로 달려가기도 했다.
서머스 위원장은 클린턴 전 대통령 정부 시절에는 미국식 자유주의 경제모델의 전도사로 활약했다. 세계 각국이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최소화하고 모든 것을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경제정책을 추진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그는 이제 오바마 대통령 정부에서 일하면서 미국과 세계가 직면한 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 각국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큰 정부론’의 주창자로 변신했다.
서머스 위원장은 자신의 입장 변화를 정부의 대규모 지출을 강조한 경제학자 존 케인스의 말을 인용해 해명했다. 서머스는 “케인스가 상황이 달라지면 의견도 변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현명한 사람은 이데올로기에 집착하지 않는다”고 서머스 위원장은 강조했다.
■수재 중의 수재
유대인인 서머스 위원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수재 중의 수재이다. 그는 1954년에 부부 경제학자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 로버트 서머스와 모친 아니타 서머스는 미국의 아이비리그 명문대학인 펜실베이니아대 경제학과 교수들이었다. 서머스 위원장의 삼촌인 폴 새뮤얼슨과 외삼촌인 케네스 애로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다.
미국의 명문 경제학자 집안에서 출생한 그는 16세에 MIT에 입학했다. 그는 물리학을 전공하기 위해 MIT에 갔다가 전공을 경제학으로 바꿨다. 서머스 위원장은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특히 하버드대 역사상 최연소인 28세에 종신교수가 되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1991년에 하버드를 떠나 세계은행 수석 경제학자가 됐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993년에 그를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으로 발탁했다.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로버트 루빈은 그를 재무부 부장관으로 승진시켰고, 루빈이 재무부를 떠나자 그의 뒤를 이어 1999년에 재무장관에 취임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44세였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자 그는 하버드로 돌아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총장을 지냈다. 하지만 그는 여성이 수학과 과학 분야의 고난도 지식을 익히는 데 남성에 비해 열등하다는 여성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그는 결국 하버드대 안팎의 거센 사퇴 압력에 굴복해 총장직을 사임했다.
그는 이혼한 첫 부인과의 사이에 쌍둥이 딸과 아들을 두었고, 2005년에 세 딸의 엄마인 영국 출신의 엘리사 뉴 박사와 재혼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약력 |
| ●MIT 경제학과 졸 ●하버드대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하버드대 교수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 ●재무부 부장관 및 장관 ●하버드대 총장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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