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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 덮친 ‘콜레라 공포’ 짐바브웨 570명 사망

입력 : 2008-12-05 20:55:09 수정 : 2008-12-05 20: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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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서 1만3000명 감염·570명 사망
주변국으로 급속 확산…국경 폐쇄 고려
지난 8월 짐바브웨에서 시작된 콜레라가 남아프리카 전역을 덮칠 기세다.

지금까지 짐바브웨에서는 1만3000명이 콜레라에 감염돼 570여명이 숨졌다. 짐바브웨 정부는 4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보츠와나, 모잠비크, 잠비아 등 이웃 나라로 질병이 빠르게 번지고 있는 데다 본격적인 우기를 맞아 사하라 이남 국가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콜레라를 이웃 나라로 퍼뜨리는 주범은 가난이다. 콜레라는 구토와 설사로 몸을 탈수시키는 전염병인데, 수액만 제때 공급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정정 불안과 경제난에 지친 짐바브웨 국민이 대거 국경을 넘으면서 콜레라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월 대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엉터리 독재 정권’이라고 낙인찍힌 짐바브웨 정부는 사실상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 재정은 오래전 파탄 났고 연간 물가상승률은 2억%에 달해 국민 보건은 손쓸 엄두조차 못 내고 있다. 콜레라의 온상인 오염된 상·하수도는 수개월째 방치돼 있고, 국공립 병원은 휴대전화 불빛에 의존해 수술을 한다. 사립병원에서는 평범한 짐바브웨 국민이라면 꿈도 못 꿀 액수를 진료비로 청구하기 때문에 결국 이들은 월경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모잠비크에서는 이번 주에만 278명이 콜레라에 감염돼 9명이 숨졌고, 보츠와나에서도 2건의 감염사례가 접수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아프리카에서 보건 시스템이 가장 잘 갖춰져 있지만 짐바브웨 피난민이 하루 평균 500명에 달하면서 7명이 사망했다. 짐바브웨와 남아공을 가르는 림포포강이 최근 콜레라 양성반응을 보여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주변국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다. 잠비아는 국경을 따라 방역선을 쳤고, 보츠와나는 긴급 구호자금 37만달러를 짐바브웨에 보내는 한편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국경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 남아공은 “짐바브웨 정부가 계속 사태를 수수방관하면 원래 약속했던 2800만달러의 농업자금 지원은 없던 일로 하겠다”고 경고했다.

국제사회도 구호에 동참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는 60만달러의 지원금과 함께 위생 전문가를 짐바브웨에 파견하기로 했다. 국제 구호단체인 옥스팜은 짐바브웨가 콜레라로 ‘중대한 위험’에 빠졌다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지원이 없으면 직간접적인 피해 인원이 수십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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