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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영화 가이드] 싸우는 놈…웃기는 놈…색다른 놈

입력 : 2008-09-12 13:20:22 수정 : 2008-09-12 13: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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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미아
일 년에 겨우 두세 번 극장을 찾는 K씨. 그중 한 번이 추석이다. 이번엔 무슨 영화를 볼까 개봉작들을 살피는데 이거다 싶은 게 없다. 그냥 집에서 TV나 볼까? 아니다. ‘그래도 우리 같은 사람이 움직여야 영화계가 산다’는 생각으로 극장에 가기로 했다. 그렇다. 연휴가 아무리 짧아도 추석은 추석이다. 그럼 이번 추석엔 어떤 놈들이 있을까.
◇신기전

# 싸움 구경이 최고…싸우는 놈

올 추석 시즌엔 유난히 액션 장르가 눈에 띈다. 그 선봉에 ‘신기전’이 있다. 남들보다 한 주 앞서 개봉해 이미 100만명을 돌파했다. 선점 효과가 확실해 추석 연휴에도 강세가 예상된다. 신기전이라는 신무기를 둘러싼 조선과 명나라의 갈등을 그린 사극. 진중한 드라마보다 경쾌한 액션 활극에 가깝다. 여기에 도전장을 던진 게 바로 ‘영화는 영화다’. 영화배우를 꿈꾸는 깡패와 깡패 같은 스타가 실제 영화를 찍으며 부딪히는 보디 액션이다. 소지섭, 강지환 등 카리스마 가득한 배우들이 스크린을 꽉 채운다. 짜임새있는 드라마와 배우들의 호연이 장점. 재미도 있지만 작품성도 좋다. 
◇방콕 데인저러스

싸움판에 할리우드 영화가 빠지면 심심하다. ‘방콕 데인저러스’는 할리우드 액션물이지만 동양적 멜랑콜리가 느껴진다. 공포영화 ‘디 아이’를 만든 태국 감독 대니 팡·옥사이드 팡 형제가 연출했기 때문. 태국의 방콕을 배경으로 고독한 킬러의 거침없는 액션이 펼쳐진다. 니컬러스 케이지가 홍콩 스타 찰리 렁(양채니)과 호흡을 맞췄다.

‘영원한 형님’ 저우룬파 주연의 걸작 ‘영웅본색’도 만날 수 있다. 지난달 3040세대를 위해 재개봉한 후 올드팬들의 꾸준한 관심으로 여전히 간판을 걸고 있다. 이 영화에 대한 오마주 성격의 홍콩 영화 ‘남아본색’은 정통 홍콩 누아르를 표방한다. ‘천장지구’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첸무셍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제작비 100억원이 든 블록버스터다. ‘영웅본색’엔 못미치지만 홍콩 액션물 특유의 활력이 살아있다.

# 추석엔 역시 코미디…웃기는 놈

코미디는 명절 대목의 효자다. 누구와 붙어도 기본은 하는 확실한 선수이기 때문. 1번 타자는 김수로 주연의 ‘울학교 이티’다. 올 추석 유일한 한국 코미디다. 철밥통 체육 교사가 퇴출 위기에 몰리자 영어 교사로 보직 변경을 시도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코믹과 감동, 교육 현실 풍자가 어우러진 착한 코미디다. 특히 최근 SBS ‘패밀리가 떴다’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수로의 연기가 볼 만하다. 
◇울학교 이티

할리우드 뮤지컬 코미디 ‘맘마미아’는 만만찮은 힘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주 개봉해 ‘신기전’과 박스오피스를 양분했다. 결혼을 앞둔 딸이 완벽한 결혼식을 위해 엄마의 옛 연인 3명을 초대하며 일어나는 해프닝을 담았다. 그룹 ‘아바’의 주옥 같은 노래들이 지중해의 그리스를 배경으로 쉴 새 없이 등장한다. 원작 뮤지컬의 인기에 힘입어 젊은층부터 장년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동명 베스트셀러 만화를 원작으로 한 ‘꽃보다 남자’는 소녀층을 공략한다. 원작의 인기를 업고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로 만들어진 바 있다. 영화판에서도 꽃미남 재벌 2세들인 ‘F4’와 신데렐라 여학생의 로맨스가 펼쳐진다. 소녀들의 순수하지만 유치한 판타지를 작정하고 건드리는 영화다.

# 우리도 만만치 않아…색다른 놈

액션과 코미디의 틈바구니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SF 미스터리극인 ‘20세기 소년’이 대표적이다. 인류 멸망을 꿈꾸는 악당과 그에 맞선 40대 중년들의 사투를 그렸다. 우라사와 나오키의 문제작인 원작 만화는 전 세계적으로 200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영화는 총 3부작으로 기획됐다. 1편은 ‘예언의 서’에 따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테러단체 ‘친구’와 이를 저지하려는 겐지 일행의 대오 결성까지를 그린다. 
◇20세기 소년

국내에 많은 팬을 거느린 일본 꽃미남 배우 오다기리 조의 신작 ‘텐텐’도 볼 만하다. 산책길에 무기한 동행하면 거금을 주겠다는 사람과 그를 따라 나선 주인공이 풀어놓는 따뜻한 동행기다. 둘의 발걸음은 재건축과 재개발에 밀려나는 도쿄의 숨은 명소에 닿기도 하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대도시 인간 군상들과 만나기도 한다.

추석영화는 아니지만 다큐멘터리 영화 ‘우린 액션배우다’와 마틴 스콜세지의 ‘샤인 어 라이트’, 환경 다큐 ‘지구’ 등도 여전히 건재하다. ‘우린 액션배우다’는 스턴트맨을 꿈꾸는 이들의 일상을 코믹하게 담았고 ‘샤인 어 라이트’는 전설적인 록그룹 ‘롤링스톤스’의 콘서트 실황을 담은 음악 영화다. ‘지구’는 사계절 지구의 다양한 얼굴을 포착한 블록버스터급 자연다큐멘터리다.

이성대 기자 karis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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