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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자영업자 비중 사상 최저…구조조정 신호탄?

입력 : 2013-07-01 13:51:30 수정 : 2013-07-01 13: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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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2.6%… 1년 새 0.7%P↓
자영업자 수도 11만 7000명 ↓
“선진국 10%대… 한국도 줄 것”
지난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음식점을 차린 김민호(58·가명)씨는 요즘 밤잠을 설치는 날이 많다. 주변에 넓고 깨끗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이 들어서면서 손님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근처 음식점 몇 곳은 이미 문을 닫았다. 그는 “가게를 접으면 뭘 해야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을까 걱정에 잠을 못 이룬다”고 했다.

본격적인 자영업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올랐다. 지난 5월 자영업자 비중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고연령층에서는 여전히 자영업자가 늘고 있어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2.6%로 196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낮았다. 지난해 5월 23.3%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0.7%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자영업자 수도 572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7000명이나 감소했다.

한국노동연구원 금재호 선임연구위원은 “선진국을 보면 국민소득이 올라갈수록 자영업자 비중이 떨어지다가 10% 안팎에서 유지된다”며 “우리나라는 여전히 높은 편이어서 앞으로도 자영업 구조조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럽연합(EU) 27개국의 평균 자영업자 비중은 각각 16.1%와 16.6%로 우리나라보다 낮다.

자영업 구조조정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로, 해당 산업의 규모화와 경쟁력 강화라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부부가 운영하는 작은 식당이 새로 생긴 대형 음식점에 밀려 문을 닫게 되는 경우를 예로 들면, 결과적으로 자영업자가 1명 줄게 된다. 부부 모두 자영업자로 분류됐으나 대형 식당은 사장 1명만 자영업자이고 나머지는 근로자다. 규모가 클수록 주먹구구식으로 꾸려온 작은 업체보다 조직적이고 경영 능력도 좋아 경쟁력이 생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최경수 선임연구위원은 “일본에서는 이런 현상이 10∼20년 전에 일어났다”며 “우리나라도 2000년 이후 빠르게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고연령층에서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해 사회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모든 연령층에서 전년 동월 대비 자영업자 수가 감소했지만 유일하게 60대 이상에서만 4만3000명이나 늘었다. 베이비부머(1955∼63년생)가 60대에 합류하게 되면 증가 폭은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60대가 돼도 노후보장이 안 돼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에서 준비 없이 창업에 나서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로 선택하는 음식·숙박업은 신생기업 평균 생존율이 1년 56.1%, 2년 38.7%, 3년 29.1%에 불과하다.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문을 닫는 셈이다.

금재호 연구위원은 “폐업하는 자영업자는 주로 고령·여성·저학력·저자본인데, 고령자는 일부는 은퇴하거나 자녀에게 의존하겠지만 대부분은 저임금 비정규직으로 밀려 극빈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머지않아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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