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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이지 않는 대졸 실업률…공허한 고용률 70% 정책

입력 : 2013-06-18 13:39:26 수정 : 2013-06-18 13: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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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실업률 넉달째 추월
통계작성후 최장 신기록
학력 과잉… 눈높이 낮춰야
김철민(29·가명)씨는 이른바 ‘대졸 백수’다. 대학을 졸업하고 2년 동안 공무원시험을 준비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포기하고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이력서를 몇 번이나 썼는지 기억할 수 없을 정도지만 합격통보는 받지 못했다. 그는 “나이는 들어가고, 영영 일자리를 못 구할 것 같아 미치겠다”고 말했다.

청년층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대졸 학력자의 실업률 고공행진 현상이 추세로 굳어지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대졸 실업률은 3.3%로 고졸(3.2%)보다 0.1%포인트 높았다. 지난 2월 대졸 실업률(4.0%)이 고졸(3.8%)을 추월한 이후 4개월째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199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장기간 신기록이다. 그전까지 최장 기록은 2개월로 딱 한 차례(지난해 4∼5월) 있었으며, 월별로도 대졸 실업률이 고졸보다 높았던 것은 세 차례(지난해 4, 5, 10월)뿐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층 취업난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연령대별 실업률을 보면 10대(15∼19세)가 10.3%, 20대가 7.3%로 평균 실업률(3.0%)을 크게 웃돌았다. 30대는 3.0%, 40대는 2.1%, 50대는 1.9%, 60세 이상은 1.6%로 나이와 반비례했다.

대졸 청년 실업이 심각해진 것은 학력과잉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1991년 33.2%였으나 정점을 찍은 2008년 83.8%까지 치솟았다. 이후 떨어지면서 지난해 71.3%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학력화는 노동자원의 가치를 높여 노동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문제는 실제 노동시장에서 대졸 학력이 필요한 일자리가 한정돼 있다는 점이다. 나머지는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 실업자가 되거나 아니면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한국노동연구원 허재준 고용정책연구본부장은 “실제 고용시장에서 대졸 학력이 필요한 자리는 20% 정도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0%에 끼지 못한 학생들은 졸업을 늦추거나 취업 재수를 하면서 일자리를 찾아 헤매다 100여개의 이력서를 내고 나서야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여기에 1년여를 허비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고용률 70%’ 공약 달성을 위해 대졸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을 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존 대책의 효과가 커지기만 기대하는 지경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근로장학금, 공공부문 청년 채용, 기업과 연계한 현장직무훈련(OJT)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청년층의 고용시장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며 “이들이 대학에 오래 머무르는 것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경험케 해 입직 연령을 단축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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