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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구글화-차이나 파워…스마트폰시장 변화하나?

입력 : 2013-03-05 09:22:22 수정 : 2013-03-05 09: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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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동통신산업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 결산
새로운 모바일 지평 열다…경계대상 1호 ‘중국’ 고속성장
‘탈 구글화’와 중국 기업의 성장이 세계 이동통신사업자들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산업 전시회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새로운 모바일의 지평’을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는 200개국 이상에서 7만2000여명 이상이 참석,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시회 기간에 40여 차례의 회의가 열렸고, 탈 구글화와 규제 완화의 필요성, 이종 서비스와의 융합, 탈 통신 등이 핵심 의제로 논의됐다. 전시장에는 1700여개 업체가 부스를 차렸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과 함께 화웨이, ZTE 등 중국 기업이 많은 시선을 끌었다.

◆‘탈 구글화’ 시작됐다

현재 모바일 시장은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 2개의 운영체제(OS)가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이들 두 OS의 모바일 OS 시장 점유율은 86.3%로 특히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72.4%에 달한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연 이후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망사업자와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애플에 대항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OS를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다.

애플이 개별적 사업자의 독립적인 애플리케이션 장터 개설이나 통신 서비스 탑재를 금지한 것과 달리 구글은 이를 허용, 많은 사업자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구글이 휴대전화 제조사인 모토로라를 인수한 데 이어 클라우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모바일메신저(MIM) 등 기존 통신 서비스의 수익을 침해할 수 있는 각종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구글 독점화에 대한 통신 사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MWC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 양현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애플의 폐쇄된 플랫폼에 맞서기 위해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밀었지만 구글도 폐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고, 마음만 먹으면 바로 ‘철창’을 닫을 수 있는 상태”라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은 “유럽의 이동통신사업자들은 애플보다 구글에 더 거북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석채 KT 회장도 “스마트폰 시장 구조를 4∼5개의 OS가 경쟁하는 체제로 바꿔야 한다”며 탈 구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통신업계의 우려를 반영이라도 한 듯 지난해까지 대형 부스를 차렸던 구글은 올해 MWC에 불참했고, 새롭게 등장한 모바일 OS인 모질라 재단의 ‘파이어폭스’와 삼성과 인텔이 주도하는 ‘타이젠’이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PC용 공개 OS인 리눅스 기반의 우분투도 태블릿PC용 버전을 공개했다.

유럽·중남미의 이동통신사업자인 텔레포니카는 LG전자와 ZTE 등이 만든 파이어폭스 스마트폰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고, 삼성전자와 화웨이도 올해 하반기 타이젠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삼성전자는 바다 OS를 접고, 타이젠 OS에 집중할 계획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행사장 내 삼성전자 부스 전경. 행사장 3관에 자리 잡은 한국과 중국 기업의 부스에는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관람객이 끊이지 않았다.
◆중국 기업의 고속성장 주목


이번 전시회에서는 중국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중국의 화웨이와 ZTE는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규모의 전시 부스를 차리고, 신제품을 내놓으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화웨이는 국내 기업들이 경계해야 할 대상 1호로 꼽힌다. 화웨이의 스콧 사이크스 미디어 담당 부사장은 “화웨이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10년 전부터 휴대전화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2년 전부터 우리 상표를 단 제품을 출시해 지난해(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세계 시장 1·2위인 삼성전자·애플과의 격차를 인정하듯 “현재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들이 경쟁 상대임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만약 삼성전자보다 더 빨리 ‘옥타코어’(8개의 데이터 처리 장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기업이 있다면 화웨이가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화웨이는 특히 삼성전자가 근래 들어 공을 들이고 있는 통신장비 분야에서 지난해 스웨덴의 에릭슨을 누르고 매출 기준 세계 1위에 올랐다. 국내의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화웨이의 다양한 통신 장비와 기술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파이어폭스 OS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주목을 끈 ZTE는 저가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높은 제품 완성도와 소프트웨어 및 사용자경험(UX)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삼성전자는 MWC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기업 시장을 겨냥한 보안 솔루션 ‘녹스’와 콘텐츠 유통 플랫폼 확대 전략을 공개했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옵티머스 4개 시리즈 공개와 함께 자신의 스마트폰에 그림을 그리면 상대방의 스마트폰에서 똑같이 보이는 ‘미러콜’, 한 화면에서 3개 창을 띄워 각각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Q슬라이드’ 등의 UX를 시연해 호평받았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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