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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장, 17일 잡스 추도식 참석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미국에서 열리는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전 최고경영자(CEO)의 추도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애플과의 ‘특허전쟁’이 전환점을 맞을 것인지에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은 16일 저녁(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대학에서 열리는 잡스의 추도식에 애플 CEO인 팀 쿡의 초청을 받아 참석한다. 양사의 갈등 관계가 극한으로 치닫는 시점에 애플 CEO가 사실상의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이 사장을 초청한 만큼 두 사람의 회동과 특허전쟁을 둘러싼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팀 쿡, 이재용 사장 부른 까닭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날 추도식에는 실리콘 밸리의 유명 인사들과 잡스의 지인 등 100여명이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실리콘 밸리 인사도 아니고, 잡스와 1년에 1∼2번 만나기는 했지만 친구라기보다는 사업 파트너의 성격이 강하다. 이런 이 사장을 쿡 CEO가 불렀다는 점에서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중요한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

애플은 최근까지 삼성전자로부터 모바일 제품의 중앙처리장치(CPU)에 해당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전량을 공급받았고 낸드 플래시 필요량 대부분도 수급하고 있다.

애플은 최근 부품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있지만 당장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가 어렵다. 최고의 품질을 추구하는 애플로서는 삼성전자가 제조한 것보다 뛰어난 품질의 부품을 구하기 힘들뿐더러 제품 수요가 늘어 더 많은 부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소송전은 삼성에 대한 특허권료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인 성격이 있다”며 “삼성이 예상외로 거센 반격에 나서면서 전략 수정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전자의 초강경 대응 방침도 애플엔 부담이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4일 “애플이 제1 거래선이기 때문에 존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재차 포문을 열었다.

이재용 사장 팀 쿡 CEO
◆삼성·애플 극적 화해 이뤄질까

삼성·애플 소송전의 향방을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쿡 CEO가 이 사장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 가능성은 충분하다.

당장 애플은 잇단 가처분 소송에서 승리하며 삼성전자를 궁지로 몰아넣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가처분 소송 승리를 이용해 애플에 유리한 조건의 타협안을 제시할 수 있다.

쿡 CEO가 이러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자신의 입지를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양사의 특허 분쟁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부담도 커지게 된다.

애플의 특허가 디자인과 일부 수정 가능한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기에 삼성이 차기 출시작에서는 이 같은 침해 부분을 수정해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반대로 삼성의 제기한 기술 특허는 당장 제품의 판매 중단까지는 이끌어내지 못한다고 해도 향후 로열티 지급 문제를 놓고 더 큰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

구글과 삼성전자가 19일 홍콩에서 안드로이드 4.0버전과 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공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세대 운영체제인 ‘망고’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출시가 이달부터 본격화하는 것도 애플에는 부담이다.

구글의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 노키아와 MS의 협력에 이어 삼성전자도 MS와 특허 공유 등에 합의하면서 애플은 전방위 공격을 받고 있다. 애플은 지난 6월 노키아와의 특허 소송에서 패소해 그간의 특허사용료를 일시금으로 지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로서도 애플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긴 싸움을 벌여봤자 좋을 것이 없다. 삼성전자는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도 ‘최대 고객’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애플과의 화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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